[CEO 책읽기] 최병호 피알코리아 사장 '조화로운 삶'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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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의 푸른 밤'' 이란 노래가 있다. 일상 속에서 허덕이고 있는 도시인들에게 모든 것을 버리고 제주도로 떠나자는 내용의 노래다. 하지만 ''버리고'' ''떠나는'' 일이 어디 그리 쉬운 일인가.

『조화로운 삶(도서출판 보리 간)』은 이런 우리들의 삶을 새삼 천착해 보게 하는 책이다. 이 책은 뉴욕에 살던 헬렌 니어링(1904~1995)과 스콧 니어링(1883~1983)부부가 미 북동부에 위치한 버몬트라는 산골로 들어가 자연과 더불어 산 22년간의 기록이다.

헬렌은 중산층에서 태어나 바이올린을 공부했으며, 스콧은 펜실베이니아대 교수를 지냈다. 이들 부부는 대공황이 최악이던 1932년 ''불황을 타지 않는 삶'' 을 꿈꾸며 농촌 사회의 모습을 간직하고 있는 버몬트로 이사한다. 그곳에서 그들은 원칙에 충실한 자연주의적 삶을 실천한다.

단순해서 쉬운 것처럼 느껴지는 일들도 사실 실천하기란 어렵다. 하지만 그들은 자신이 삶에 대해 세운 사소하고도 단순한 원칙들을 평생 흔들리지 않고 지켜나갔다.

사업 초기 구체적인 검토 없이 거창하고 화려한 목표를 세우고 얼마 되지 않아 쉽게 포기하거나 바꿔버리는 우리 기업인들이 한번쯤 되새겨 봐야 하는 부분이 아닌가 싶다.

그들은 "버몬트에서 우리 모험은 실패보다는 성공이 많았다" 며 "조화로운 삶을 꿈꾸는 데만 머물지 말고 그 꿈을 실현하기 위해 용기를 내 모험을 시작하라" 고 말한다. 어떤 일을 하는 보람은 그 일의 성공 여부에 달려 있는 것이 아니라 희망과 인내, 그리고 그 일에 쏟아 붓는 노력에 있다고 충고한다.

흔히 벤처를 모험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개개인의 인생 자체가 하나의 새로운 시도이고 더 큰 모험이라는 것을 이 책을 읽으며 새삼 깨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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