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구] 용병 도입에 따른 得과 失

중앙일보

입력

배구코트에 용병이 오면 어떻게 될까? 외국인선수 영입이 몰고올 효과를 놓고 배구계가 벌써부터 득실계산에 분주하다.

현재 용병 문제에 대해 대한배구협회는 떨떠름한 입장이지만 국내배구의 `젖줄'인 남자실업팀들은 "잃는 것보다 얻는 게 더 많다"며 환영 일색이다.

이런 장밋빛 전망은 현대자동차, LG화재, 대한항공 등 지난 5년간 삼성화재의 `들러리' 신세를 면치 못했던 팀들 사이에서 그 농도가 더하다.

이미 강만수 현대차 감독은 5일 정상 탈환의 희망을 안고 용병을 찾아 일본으로 떠났고 김찬호 LG화재 감독도 이탈리아, 브라질리그가 끝나는 5월말까지 쓸 만한 용병을 고른다는 복안을 갖고 곧 출국할 예정이다.

남자실업팀 감독들은 우선 용병이 전력평준화에 기여하는 등 많은 볼거리를 제공해 배구인기를 크게 끌어올릴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용병이 국내선수 수급에 지장을 주는 등 부작용은 인정하지만 "한국배구의 공멸을 막으려면 작은 희생은 불가피하다"는 입장. 이에 맞서는 비관론도 만만치 않다.

당장 여자실업팀 감독들이 용병 도입에 반대하고 있고 대한배구협회도 대학 입장을 고려한 듯 신중론으로 급선회했다.

반대론은 우선 프로농구처럼 용병 잔치가 될 것이라는 우려에 근거한다.

한양대의 이경수처럼 팀내 특정선수, 즉 용병에게 토스가 집중될 경우 다른 선수들의 공격 기회는 그만큼 줄어들어 기량저하는 불보듯 뻔하다는 주장이다.

이웃 일본만 보더라도 결정적 순간 용병이 공격을 맡다보니 국내선수들의 위기대처 능력이 크게 떨어져 올림픽 티켓을 놓치는 결과를 낳았다.

그러나 삼성화재를 제외한 실업 3팀은 "삼성의 독무대가 계속되면 배구종목 자체가 무너진다"며 대의적 차원에서 조속한 용병 도입을 촉구하고 있다.

배구협회 조영호 전무는 "인기회복을 위한 취지에는 공감하지만 부작용도 많은게 사실"이라며 "외국인선수 문제는 일단 많은 논의를 거쳐 내부 합의부터 이뤄야한다"고 밝혀 용병 조기 도입에 부정적 견해를 나타냈다.(서울=연합뉴스) 김재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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