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팔레스타인축구, 성공적인 데뷔

중앙일보

입력

팔레스타인축구가 이스라엘과의 끊임없는 유혈사태 속에서도 월드컵축구대회 무대에 성공적으로 데뷔했다.

팔레스타인은 4일 열린 2002 월드컵축구 아시아지역 1차예선 3조 1차전에서 홍콩과 1-1로 비김으로써 34년과 38년 영국 통치하에서 출전한 월드컵 예선 이후 처음으로 승점 1을 기록했다.

팔레스타인이 94년 자치정부를 구성한 뒤 국제축구연맹(FIFA)의 패밀리로 월드컵에 참가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3년전 FIFA의 정식회원국으로 등록한 팔레스타인은 핍박받는 약소민족의 울분을달래기 위해 청소년축구에 집중 투자, 99년 팬아랍대회에서 3위를 차지하는 잠재력을 과시했다.

그러나 이스라엘과의 충돌이 빈발해지면서 팔레스타인축구도 난관에 부딪쳤다.

지난 해부터 격화된 폭력사태로 가자지구에서 열리던 리그가 중단됐고 아마추어나 다름없는 대표팀 선수들은 연습장소를 구하지 못해 이집트에서 두달간 훈련을 해야했다.

이같은 악조건 속에서도 팔레스타인은 데뷔전인 홍콩과의 경기에서 선취골을 넣었고 선수들은 감격에 겨운듯 그라운드에 입을 맞췄다.

비록 경험부족을 극복하지 못해 동점골을 허용, 승리를 거두지 못했지만 팔레스타인은 내심 최종예선 진출에 욕심을 내고 있다.

이집트 출신 무스타파 압델갈리 팔레스타인 감독은 홍콩에서의 데뷔전을 치른뒤 "우리는 이기기 위해 이곳에 왔다. 우리의 출전을 단순히 상징적인 의미로 받아들이지 말라"고 강조했다.

팔레스타인은 더블리그로 열리는 1차예선에서 오는 8일 3조 최강 카타르를 비롯해 11일 말레이시아와 잇따라 격돌, 최종예선 진출의 가능성을 타진한다. (서울=연합뉴스) 최태용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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