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산업개발 부도, 건설·현대주에 차별적 영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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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산업개발 부도이후 처음 열린 증시에서 예상대로 건설업종과 현대계열사의 주가 하락폭이 컸다.

그러나 건설사중에서는 신용등급이 낮은 업체, 현대계열사중에서는 고려산업개발과 지분 또는 자금거래를 하고 있는 업체의 주가가 많이 빠졌을뿐 우량 건설사나일부 현대계열사의 주가는 오히려 올라 그 영향이 크지 않았다.

전문가들은 고려산업개발 부도로 부실 건설업체들은 큰 타격이 예상되지만 현대계열사에 미치는 영향은 단기적일 것을 내다봤다.

◆건설주 차별화 조짐=5일 주식시장에서는 오후 2시30분 현재 건설업종의 지수가 5% 가까이 급락했으나 우량회사와 비 우량사간 차별화 현상이 엿보였다.

현대건설을 비롯 남광토건, 풍림산업, 신성, 대호, 진흥기업, 성지건설 등은 7-11% 정도 급락했다.

반면 우량 건설사로 통하는 LG건설은 2.07% 빠졌으며 태영(-5.69%), 대림(-1.91%), 극동건설(-2.71%) 등은 하락폭이 적었고 벽산건설은 상한가를 쳤다.

전문가들은 우량 건설업체와 신용등급이 낮은 업체 사이의 차별화는 날이 갈수록 강화될 것으로 예상했다.

대신경제연구소 한태욱 책임연구원은 작년 연말 정부의 건설경기 부양책으로 한동안 잠잠하던 건설사의 유동성위기가 고려산업개발의 부도로 재연될 가능성이 있는만큼 재무구조가 우량하고 브랜도인지도가 높은 업체와 그렇지않은 업체간 주가 차별화는 가속화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한 책임연구원은 정부의 부양책으로 아파트 구매자들의 불안심리가 좀 가셨으나이번 부도사태로 우량건설사로만 분양신청이 몰리는 현상이 재연될 것으로 보인다고우려했다.

◆현대중 타격 예상보다 미미=고려산업개발 부도가 현대계열사들의 주가에 `악재'로 작용한 것은 분명하지만 현대건설, 현대엘리베이터,현대증권, 현대상선외엔낙폭이 크지않았다. 이들 종목은 4-8% 정도 주가가 밀렸다.

반면 고려산업개발의 대주주인 현대중공업은 2.25% 정도 빠졌고 현대미포조선,현대정보기술, 현대울산종금의 주가하락은 1% 안팎이었다.

현대상사는 오히려 2% 이상 주가가 뛰었고 그동안 많이 내린 현대전자는 보합세였다.

고려산업개발의 유동성위기가 장기화하면서 지분 또는 자금거래관계에 있던 계열사들이 이미 손실을 많이 털어낸 상태여서 충격파는 당초 예상보다 크지 않았다.

현대증권의 주가하락은 고려산업개발의 부도때문이라기보다 유동성장세에 대한기대감이 무산되면서 이날 증권주가 전반적으로 약세를 보인때문으로 분석됐다. (서울=연합뉴스) 김종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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