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세전환'의 기로에 선 증시

중앙일보

입력

5일 증시 주변에서는 `도 아니면 모'라는 얘기가 애널리스트 사이에서 회자됐다.

개장과 함께 550선(거래소)과 70선(코스닥)이 무너져내리면서 투매양상까지 초래했던 증시 분위기가 서서히 살아나기 시작하더니 한순간 상승세로 전환하는 등 정반대의 흐름이 교차했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향후 장세의 추세를 가늠하는 힘겨루기가 집중적으로 전개되고 있으며그 결과에 따라 당분간 증시의 양상이 결정된다는 분석이다.

▲추세 전환의 변수는= 무엇보다도 지지선이 제 역할을 하는지가 중요한 관건이다. 거래소의 경우 550선, 코스닥은 70선(또는 73선)이 지지선으로 제시된다.

이 지지선은 연중 최고점을 기준으로 할 경우 상승폭의 50% 정도가 하락한 수준이다.

다시말해 이 선에서 지금의 하락세가 멈춘다면 그동안 진행된 조정이 끝나는 것이며, 지지선이 다시 밀린다면 하락장세가 한동안 계속된다는 얘기이다.

대신증권 나민호 투자정보팀장은 "거래소의 550선이라면 최고점 대비 130포인트가 밀린 것이며, 이 정도의 하락이면 조정의 골이 충분히 깊어진 셈"이라면서 "550선을 지켜내면 다시 상승세로 전환될 수있는 분위기가 확산될 것"이라고 말했다.

세종증권 임정석 연구원은 "지난달 20일 87.65를 기준으로 할때 현재 코스닥지수는 10% 이상 하락한 상황"이라면서 "지수가 70선에 근접했다는 것은 역설적으로과매도권에 진입한 것을 의미하며 이는 단기 반등도 기대해볼 수있는 수준"이라고말했다.

전문가들은 그러면서 현재의 힘겨루기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 변수는 역시 미국 나스닥의 향방이라고 입을 모았다.

지지선 방어에 성공하더라도 나스닥이 계속 하락하면 다시 지지선의 의미를 상실할 것이고, 지지선에서 다소 악전고투하더라도 나스닥이 반등추세를 타게되면 시장 분위기가 바뀔 수있다는 분석이다.

나민호 팀장은 "지지선 방어에 성공한 직후 나스닥이 오늘밤에라도 상승세로 돌어선다면 서울증시 분위기가 반전될 수있다"고 말했다.

여기에 목요일로 다가온 선물.옵션 만기일(더블위칭데이)도 증시 분위기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워낙 작은 변수에도 민감하게 영향을 미치는 상황에서 대규모 매물이 움직이는 만기일 변수도 만만치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와함께 최근 매수세 전환조짐이 감지되는 투신권의 동향도 전문가들은 주시한다. 시장체력이 약해질대로 약해진 상황에서 투신권이 매수세에 가담할 경우 이는시장체력을 강화하는 보약에 다름없다는 것이다.

결국 양대 시장이 오랜 침체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지지선 방어의 성공이 전제돼야 하는 한편 나스닥의 향방이 결정적인 지렛대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만일 이주요한 변수들이 부정적으로 흘러갈 경우 증시는 또한번 침체의 늪에 빠질 것이라는지적이 많다.

▲`추세전환' 장세에서 투자는= 아직은 확실한 방향이 정해지지 않은 상황인 만큼 실적호전주 등 안정성이 큰 종목들에 투자를 국한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입을모았다.

신영증권 심효섭 연구원은 "현금보유를 확대하는 기본전략을 축으로 시장접근하되 매도타이밍을 한템포 늦추는 것이 수익률 제고차원에서 유리할 것으로 판단된다"면서 "단기 낙폭 과대 종목군으로의 기술적 접근은 유효하지만 단기적인 시장접근을전제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지지선 방어가 성공한 뒤 시장 분위기가 호전되면 일단 업종 대표주가유망할 것으로 보인다. 프로그램 매수의 주요 대상인 삼성전자 등 업종대표주의 경우 추세 전환의 수혜를 1차적으로 입을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증시 여건변화의 2차 수혜는 역시 실적호전주와 그동안의 조정과정에서낙폭이 커진 종목들에 집중될 것이란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이와함께 4월부터 활성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인수.합병(M&A) 관련 종목도 테마로 부상되며 고수익률 가능 종목으로 관심을 모을 것으로 보인다.(서울=연합뉴스) 이우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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