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I업계, 입사 지원자 쇄도로 `고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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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한때 직원들의 `벤처행''으로 골머리를 앓았던 SI(시스템통합) 업체들이 이제는 입사하려는 지원자들이 많아 즐거운 고민에빠졌다.

4일 SI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하반기부터 벤처열기가 시들해지고 경기가 급강하하면서 회사를 떠나려는 직원 수가 눈에 띄게 줄었으며, 지금은 거의 나가는 사람이없는 상황이다.

업계 1위인 삼성SDS의 경우 지난해 상반기에만 전체 직원의 15% 가량이 회사를떠났으며 LG-EDS시스템도 10% 이상의 이직률을 보이는 등 직원 이탈로 홍역을 치뤘었다.

이 때문에 삼성SDS는 지난해 7월 유상증자를 통해 전 직원에게 1인당 평균 1천주 가량의 주식을 액면가로 나눠줬으며, LG-EDS시스템도 보너스에 성과급까지 더하는 등 각종 현금 인센티브로 직원들을 붙잡기 위해 안간힘을 썼었다.

그러나 지금 이들 두 업체는 퇴직률이 5% 이내로 떨어졌으며, 그나마 퇴직자들도 다른 직장으로 옮기는 경우는 거의 없고 유학, 건강, 출산 등의 이유에 의한 순수한 퇴직이 대부분이라는 것. 이들 회사는 떠난 직원들의 빈자리를 채우기 위해 지난해부터 정기 공채 방식에서 벗어나 수시 인터넷 채용 제도를 도입했는데, 지금은 오히려 수천명의 입사 지원서가 쌓일 정도로 지원자가 쇄도하고 있다.

SI업체가 이처럼 기피하는 직장에서 선호 직장으로 부상한 것은 무엇보다도 불경기 때문이다.

SI는 IT(정보기술) 산업의 뼈대를 이루는 인프라 업종으로 지식정보화 시대를 맞아 웬만한 불경기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지속적인 성장이 예상돼 어느 직장보다 안정적이다.

또한 다양한 분야의 신기술이 도입돼 실무에 적용할 수 있는 경험을 할 수 있다는 것도 직원들을 유인하는 장점으로 꼽힌다.

LG-EDS시스템 인사팀의 구동휘 과장은 "불과 1년전만해도 직원이탈 방지를 위해온갖 아이디어를 짜내느라 고심했는데, 지금은 빈자리는 없는데 회사를 떠났던 사람들까지 돌아온다고 해 선별하느라 골치"라고 말했다.

삼성SDS의 한 직원은 "신입사원의 경우 토익 점수가 900점을 넘는 사원들이 부지기수일 정도로 유능한 인재가 몰리고 있다"며 "SI업체가 임금이 높고 안정적이면서 첨단 기술을 배울 수 있다는 점에서 인기 상종가를 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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