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산업개발은 현대중공업이 나서서 살려야"

중앙일보

입력

"고려산업개발은 대주주인 현대중공업이 책임져야 합니다"

이진호(李震鎬) 전 고려산업개발 회장(사진)은 최근 기자와 만나 "정주영 전 명예회장이 4남인 고(故) 몽우(夢禹)씨 몫으로 준 고려산업개발을 살리려면 현대중공업이 나서는 길 밖에 없다" 고 강조했다.

몽우씨의 처남인 李전회장은 고려산업개발이 자금난으로 어려움을 겪자 지난해 12월말 사표를 냈다.

지난해 이른바 '왕자의 난' 을 겪으며 현대 계열사들이 나눠지는 과정에서 고려산업개발은 당초 정몽헌회장 계열로 분류될 예정이었으나 우여곡절 끝에 현대중공업이 대주주가 됐다. 이로 인해 현대중공업은 그동안 고려산업개발에 몇차례 자금지원을 했으나 자회사로는 인정하지 않고 있다.

그는 지난해 벌어진 몽구.몽헌 형제간 경영권 분쟁과 관련해 "(두사람 모두)국민에게 피해를 준 사람들이다. 이젠 그들도 맑아져야 한다. " 라고 말했다. 기자가 '맑아져야 한다' 는 말의 의미를 묻자 그는 자세한 설명은 피한채 "시대가 바뀌었다는 의미" 라고 설명했다.

몽헌회장과 밀접한 관계로 알려진 李 전회장은 현대건설 문제와 관련, "김윤규 현대건설 사장이나 김재수 구조조정본부장도 현대를 위해 자기 희생을 할 필요가 있다. 나도 그런 뜻으로 지난해 말 사표를 던진 것" 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정주영 전명예회장의 사생활까지 챙기는 측근이라는 세간의 지적에 대해 "나는 그분을 챙겨드릴 의무가 있는 사람이다. 나는 미국의 FBI(연방수사국) 출신으로 1992년 명예회장이 대통령 선거에 출마할 때 경호를 책임졌다. 나는 그분과 운명을 같이하는 사람이다" 고 말했다.

김시래 기자 srkim@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