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여개 포털이 든든한 파트너죠”

중앙일보

입력

여행업 호시절에 잘 나가가던 여행사에 근무하던 홍성원 사장은 돌연 회사를 떠났다. 그리고 5년만에 복귀했다. 여행업에 큰 실망을 안고 떠났던 그가 돌아와 문을 연 넥스투어, 그곳에는 어떤 비전이 있는가?

“야후 트래블에 콘텐츠와 상품을 공급한 지 3일이 되었습니다. 이번 계약으로 30∼40%의 성장만 있으면 성공이라고 생각했는데 3일밖에 안됐는데도 벌써 우리 사이트(넥스투어)를 통해 예약하는 고객의 수를 바짝 따라오고 있습니다.”

지난 해 1월부터 야후 트래블의 파트너가 되기 위해 1년 넘게 물밑 작업을 하고 지난 2월 15일 드디어 야후의 트래블 파트너가 된 넥스투어(http://www.nextour.co.kr)의 홍성원 사장(40)은 어렵게 만들어 낸 이번 결과에 아주 만족한다며 큰 숨을 내쉰다.

야후 이외에도 넥스투어는 프리챌, 우먼플러스, 국민은행, 롯데면세점 등 10여 개의 대형 포털 사이트에 온라인 지점을 두고 3천여 가지 여행상품과 생생한 여행정보를 공급하고 있다. 하지만 이들 업체의 파트너로 넥스투어가 얻는 수익은 그다지 크지 않았다. 야후의 파트너가 되기 전까지는….

넥스투어 총매출 중 파트너사로부터 발생하는 매출은 10% 남짓. 그럼에도 홍사장이 파트너사의 상품에 최선을 다하는 이유는 명백하다.

“여행사업으로 성공하려면 방법은 아주 간단합니다. 광고비를 적게 들이고, 적은 인원으로 운영, 매출을 높이는 것입니다. 많은 파트너와 손을 잡아 좋은 사이트 어디를 가나 넥스투어에서 제공하는 여행 콘텐츠를 보고, 여행상품을 고를 수 있게 하는 것이죠.”

홍성원 사장은 해외여행이 절정을 이루던 89년부터 94년까지 한국 여행업계의 흐름을 선도하던 삼홍여행사 실장으로 시작, 전무직을 끝으로 여행업과 결별했다.

당시 삼홍여행사의 대표이며 홍사장의 형인 홍성호 사장은 인기 프로그램 ‘성공시대’에도 출연한 바 있는 인물로 학연, 혈연, 지연 중심의 한국 여행업계에 마케팅 기법을 도입했다. 홍성원 사장은 이런 형 밑에서 여행업에 대한 비전을 발견했고 터프한 형의 경영 스타일과는 반대로 합리적이며 꼼꼼하게 여행사 관리를 맡아 해왔다.

“94년 신뢰가 바닥에 떨어진 여행업을 떠나며 다시는 여행업을 하지 않을 것이라고 결심했습니다. 그리고 99년 온라인 여행업의 비전을 발견하기까지 이런 믿음은 변하지 않았지요. 온라인 여행사가 아니었다면 절대로 복귀할 생각이 없었습니다. 제가 여행업으로 복귀할 때 느낀 가장 큰 부담은 도산으로 끝을 낸 삼홍여행사의 그늘에서 벗어나는 것이었습니다. 이제 많이 자유로워졌습니다.”

쉬운 일은 아니었지만 홍사장은 여행업 경영 전문가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는 것이다.

사실 온라인 여행업은 상황이 그리 밝지 않다. 거대한 자본을 들여 여행 포털 사이트를 열었던 업체가 서비스 개시 3개월만에 문을 닫았다.

온라인을 표방하고 시작했으나 오프라인으로 방향을 바꾼 업체도 적지 않으며, 온라인 여행사라고 문패를 걸고 있지만 수익이 미천한 업체가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넥스 투어 역시 지난 해 5월 영업을 본격화하고 10개월여 지난 지금 매출은 80억에 달했지만 수지를 맞추지 못하고 있다.

“거품처럼 번졌던 여행업계에 온라인 바람이 잦아들고 있습니다. 이런 현상은 여행업에 비전이 없어서가 아닙니다. 실패를 경험하고 있는 온라인 여행사의 경영자들은 대체로 여행업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가 부족한 상태에서 유행에 편승해 사업을 기획해서 실패하고 있는 것이죠. 넥스투어는 올 하반기 이후 손익분기점을 맞추어 돈을 버는 업체로 자리를 잡고, 직원들이나 주주들도 기쁜 온라인 여행사로 자리를 확고히 할 것입니다.”

오프라인 여행업의 특성을 정확하게 파악하고 온라인 여행업의 미래에 대한 확고한 믿음을 가지고 경영하지 않으면 온라인에서 여행업의 성공은 요원하다는 것이 홍사장의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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