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LB] 대포 전쟁 '제 2라운드'

중앙일보

입력

태양은 하나.

이 시대 최고의 거포를 가리는 대결이 제 2라운드로 접어들었다.

마크 맥과이어(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 새미 소사(시카고 컵스)
, 켄 그리피 주니어(신시내티 레즈)
. 같은 중부지구 소속인 이들은 내셔널리그는 물론, 빅리그 전체를 대표하는 홈런타자들이다.

그리피의 가세로 박진감 넘치는 승부가 예상됐던 1라운드는 소사의 싱거운 승리로 끝났다. 99년 176개의 홈런을 쏟아냈던 이들은 지난해에는 122개에 그쳤다.

다시 한번 뜨거워질 올시즌 내셔널리그의 홈런 레이스를 조망해본다.

◇ 몸이 재산 - 마크 맥과이어

3년 동안 193개의 홈런을 몰아치며 행크 에런(755개)
을 향해 거침없는 질주를 하던 맥과이어는 지난해 무릎 부상으로 '금쪽' 같은 73경기를 놓쳤다.

올시즌의 홈런수 역시 건강상태에 달려 있다.

부상만 피한다면 맥과이어는 가장 유력한 홈런왕 후보다. 그는 지난해 '빅 3' 중 가장 적은 32개의 홈런을 기록했지만, 홈런당 타석수에서는 다른 선수들을 압도했다. (맥과이어 10.1 · 소사 14.1 · 그리피 15.0)

특히 역대 최다홈런이라는 뚜렷한 목표는 큰 자극제가 될 전망이다. 현재 맥과이어는 554홈런으로 통산 홈런 7위에 올라 있다.

◇ 불안한 위치 - 새미 소사

지난해 소사는 50개의 홈런으로 2년 연속 2위에 그쳤던 설움을 씻었다.

소사의 강점은 튼튼한 몸이다. 지난 4년 동안 그가 벤치를 지켰던 경기수는 9경기에 불과하다. 같은 기간 동안 맥과이어와 그리피는 각각 95경기와 25경기를 결장했다. 타석에 더 많이 나설 수 있으면, 홈런 레이스에 있어서 그만큼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다.

문제는 불편한 팀 분위기. 소사는 지난해 신임 돈 베일러 감독과 불화를 일으켰으며, 재계약을 두고 지금까지도 구단과 대립 관계에 있다.

시즌 중 다른 팀으로의 트레이드도 점쳐지고 있다. 중간에 유니폼을 바꿔입는다면 낮선 분위기 속에 그의 홈런포가 죽어버릴지도 모르는 일.

◇ 부담을 버려라 - 켄 그리피 주니어

본인은 홈런타자가 아니라고 말하지만, 그리피를 홈런 레이스에서 제외할 수는 없다.

지난해 그리피는 열광적인 환영 속에 신시내티에 새둥지를 틀었다. 신시내티는 현재 아버지인 켄 그리피 시니어가 타격코치로 있는 팀이자 아버지의 추억이 서린 곳. 신시내티 팬들은 그의 영입을 두고 마치 우승이라도 차지한 듯 소란을 피웠다.

엄청난 기대는 그에게 그대로 전달됐다. 심한 압박감에 허리 부상도 무릎쓰고 출전을 강행했지만, 40홈런으로 간신히 체면치레를 하는 데 그쳤다.

그리피의 가장 큰 적은 새로운 팀에서 '뭔가를 보여줘야겠다'는 부담감이다.

Joins 김형준 기자<generlst@join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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