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주총회 인사 '물갈이' 예상보다 적을 듯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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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현대.LG 등 주요 그룹 계열사들의 주주총회가 3월초로 다가서면서 경영 인사의 윤곽이 드러나고 있다.

주요 그룹은 주총에 맞춰 단행할 예정인 정기 인사에서 대다수 경영진을 유임시키거나 이동.교체 등 물갈이폭을 예년보다 확대하지 않을 전망이다. 올해 경기전망이 불투명한데다 신규 사업이 거의 없어 물갈이보다는 안정을 도모하는 것이 더 낫다는 판단 때문이다.

◇ '빅3' 는 명암 엇갈려〓삼성.LG는 지난해 최대 실적을 거둬 유임에 무게를 두고 있으나 현대는 경영난에 따른 쇄신 인사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삼성의 경우 이수빈 삼성생명 회장, 윤종용 삼성전자 부회장, 현명관 삼성물산 부회장, 임관 종합기술원회장, 이학수 구조조정본부 사장 등 최고경영진을 대부분 유임시킬 예정이다. 계열사 사장 이동도 2~3명을 넘지 않을 전망이다. 미국 유학을 끝내고 곧 귀국할 예정인 이건희 회장의 장남 재용씨의 경영 일선 등장이 관심이다.

LG화학은 오는 4월 3개사로 분할 예정이나 지주회사 격인 LGCI는 성재갑 LG화학 현 부회장을, LG화학은 노기호 LG석유화학 현 대표이사를, LG생활건강은 조명재 현 생활건강 사업본부장을 각각 내정해 사실상 유임시켰다.

LG는 또 올해 경영환경을 낙관할 수 없어 임원 승진을 지난해(2백50명)수준으로 제한할 방침이다. 그러나 IMT-2000 사업권 획득 실패로 전자.텔레콤 등 정보통신 관련 경영진의 이동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현대는 자금난을 겪은 건설.전자.상선 사장 교체 여부가 주목된다. 건설은 이달말 나올 경영컨설팅 결과에 따라 조직.임원 감축이 있을 예정이다. 건설의 한 임원은 "컨설팅에 따른 인력 조정은 사장단도 예외가 아니다" 고 말했다. 김윤규 사장과 김재수 구조조정본부장의 거취도 거론될 수 있다는 얘기다.

◇ 수시 인사도 정착〓두산은 지난해부터 수시 인사체제로 바꿔 이번에는 소폭의 승진 인사만 고려하고 있다. 임원급 인사 체계가 상무.부사장 두 자리라 승진폭도 지난해보다 축소될 전망이다. 한화그룹도 구조조정 완료로 조직이 안정된 것으로 보고 올해는 소규모 인사만 할 예정이다. 한편 SK는 지난해 일찌감치 연말에 인사를 단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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