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하나고 입학담당교사가 지도하는 평가요소별 준비법

중앙일보

입력

이영수 입학담당교사가 4일 2013학년도 하나고 입학전형에 대한 내용을 요약해 종이에 적으면서 설명하고 있다.

2013학년도 입시부터 자율형사립고 신입생 선발에서 인성 평가가 강화된다. 학습계획서가 자기주도학습 영역과 인성 영역을 포함하는 자기개발계획서로 변경된다. 진로 계획과 독서활동 영역이 자기주도학습 영역으로 통합되고, 봉사와 체험활동 영역은 인성 영역으로 확대된다. 하나고 진학을 희망하는 이민혁(서울 양진중 2)군과 이세은(서울 원촌중 2)·최윤정(서울 일신여중 2)양이 4일 하나고 이영수 입학담당교사를 만나 입학전형에 대해 물었다.

일반전형의 서류심사에 대해 이 교사는 “인성 영역을 쓸 때는 화려한 수식어를 나열하지 말고, 구체적인 근거를 들어 자신만의 이야기를 기술하라”고 말했다. 자신의 사례 속에 배려·나눔·협력·타인존중·갈등관리·관계지향성·규칙준수 등의 덕목이 녹아 들어가면 좋다는 의미다.

자기개발계획서를 쓸 때 주의할 점에 대해 묻는 최양의 질문에 이 교사는 “자기개발계획서의 내용은 면접에서 검증한다는 점을 염두에 두고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진솔하게 써야 한다”고 대답했다. “면접에서 대답을 잘 못하면 지원자가 자기개발계획서 내용을 부풀리거나 거짓을 쓴 것으로 오해 받을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입학사정관은 지원자의 학교생활기록부에 기재된 내용 중에서 학생 선발에 영향을 미친다고 판단되는 내용에 대해 자기개발계획서와 추천서를 비교 검토하고 면접에서 이를 검증한다. 학교생활기록부·자기개발계획서·추천서·면접의 내용이 서로 연관성과 일관성을 갖춰야 하는 이유다.

이 교사는 “자기개발계획서의 자기주도학습 영역에서 교내 활동을 묻는 질문에 교외 대회나 영어인증시험 점수를 기재하면 감점된다”고 조언했다. 자기개발계획서에서 ‘교과목과 관련된 교내 활동에서의 능력과 해당 과목 교사에게 좋은 평가를 받은 사례’를 묻는 질문에 교외대회의 실적을 서술하면 안된다는 이야기다. 이 교사는 “자신의 진로와 관련된 교과목과 활동에서 적극적으로 발표하고, 활발하게 연구해 교사로부터 인정받은 사례를 서술해 자신의 학업적 노력을 적을 것”을 당부했다.

하나고는 1단계 서류전형(80점), 2단계 면접(20점)과 체력검사, 3단계 신체검사 결과를 종합적으로 고려해 최종 합격자를 선발한다. 서류전형은 내신성적 50점, 비교과활동 10점, 자기개발계획서 20점으로 나뉜다. 내신성적이 비슷할 경우 자기개발계획서와 비교과활동의 중요성이 커진다.

이군은 자기개발계획서에 봉사와 독서 활동 기술에 대해 궁금해했다. 이 교사는 “봉사활동을 한 기관이나 시간에 집착하지 말라”며 “봉사를 하면서 무엇을 느꼈고 그 봉사활동으로 인해 자신이 어떻게 달라졌는지가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방학 때만 기관에 몇번 가서 봉사활동을 하는 것보다 평소에 봉사할 일을 주변에서 찾아서 꾸준히 하는 것이 좋다”고 덧붙였다.

“어떤 수준을 책을 읽어야 하느냐”는 이양의 질문에 이 교사는 “학생의 독서 활동을 통해 책의 수준을 보려는 것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지원자가 지금까지 어떻게 공부해 왔고, 학업 계획을 어떻게 세우고 실천했는지 보려고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따라서 자신의 장래 희망 진로와 연관 있는 책을 읽으면 좋다”고 권했다. 이어 “인터넷 사이트에서 대학생 수준의 책을 검색한 뒤 읽지도 않고 책 제목만 적는 경우 면접 등에서 검증하므로 감점요인이 될 수 있다”고 당부했다.

추천서를 어떤 교사에게 받을지 고민된다는 질문엔 “추천인의 지위가 중요하지 않고 지원자 자신에 대해 가장 잘 아는 선생님에게 받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이 교사는 “추천서 내용과 형식엔 특정 제한은 없다”며 “하지만 자기개발계획서에 있는 내용을 반복해 서술하는 것을 피할 것”을 당부했다. “‘대한민국의 인재’란 식으로 평범하고 추상적인 수식어들을 나열하는 것은 오히려 면접관에게 나쁜 인상을 심어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자기개발계획서가 다 담지 못한 학생의 모습을 기술하고, 이에 대해 구체적인 근거를 들어 입증할 것”을 조언했다.

2단계 면접에선 합격 순위가 뒤바뀌기도 한다. 면접 대상자는 1단계 서류심사를 통과한 학생(모집정원의 2배수)들이다. 이 교사는 “내신 성적은 좋지만 면접에서 대답을 단답형으로만 해 탈락한 사례가 있었다”며 “면접관은 지원자의 답변을 들으면서 이 학생이 어떤 학생이고 앞으로 어떻게 될지를 머리 속으로 그려보는데 그림이 안 그려지면 최종 합격이 어려울 수 있다”고 설명했다.

면접은 지원자 1인당 15분이 소요되는데 제출 서류의 진위 여부를 파악하고 추가적인 정보를 얻기 위한 구체적인 질문들이 주어진다. 이 교사는 “자기개발계획서에 인성 영역이 추가되는 만큼 지원자가 경험한 봉사활동 등 인성에 관한 구체적인 사례들을 질문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1단계 성적이 비슷할 경우 면접의 중요성은 더욱 커진다.

최양은 하나고가 추구하는 인재상에 대해 궁금해했다. 이 교사는 “목표의식이 뚜렷하고 자기주도적으로 학습과 진로 계획을 세우면서도 공동체에 기여할 수 있는 인성을 갖춘 학생”이라고 설명했다. 이를 위해 하나고는 학생 한 명당 체육 활동 한 가지와 음악·미술 활동 중에 한가지를 하는 1인 2기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전교생은 월~금요일 오후 4시~6시 수영·배드민턴·축구·농구·피아노·첼로·그림·판화 중에 선택해 즐긴다. 기본 체력과 덕을 겸비해야 학업에도 도움이 된다는 생각에서다.

<임선영 기자 youngcan@joongang.co.kr 사진="김경록">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