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골프] 동반자에 이래라 저래라 '시어머니 조언' 역효과

중앙일보

입력

이제 봄이 되면 많은 골퍼들이 다시 필드에 나갈 것이다.

겨울 동안 연습장에서 전문가의 지도를 받으며 스윙을 다듬은 골퍼들도 많고, 또 요즘엔 함께 라운딩을 하는 부부가 갈수록 늘고 있어 남편이 아내의 스윙을 가르쳐주는 모습을 흔히 본다.

문제는 골프 레슨을 너무나 쉽게 생각하는 '선생님' (□)들 또한 어디서나 쉽게 볼 수 있다는 점이다.

연습장에서 자기 보다 한 수 아래라는 느낌만 들면 초면임에도 불구하고 서슴없이 레슨을 해주려 드는 사람들이 있다.

심지어 라운드 도중 샷을 할 때 마다 이래라 저래라 주문하는 '선생님' 도 허다하다.

특히 부부가 라운드를 하며 남편이 자신의 샷에는 아랑곳없이 온통 아내의 게임에만 몰두하는 경우도 흔하다.

볼 앞에서 어드레스하기가 무섭게 이것 저것을 지적하고 잘못되었을 때에는 핀잔까지 던진다.

부부 동반 라운드에서 필수적으로 지켜야할 원칙은 라운드 직전 "연습장에서 연습하는 기분으로 마음 편히 라운드하라" 는 조언이면 충분하다는 것이다.

라운드 중에는 굿 샷, 나이스 샷 외에는 아무 소리 말아야 한다.

가만히 두면 스스로 알아서 더 잘 칠 수 있을 것을 불필요한 주문을 하면 머리만 복잡하게 만들고 혼란만 가중시킬 뿐이기 때문이다.

비단 부부 동반 라운드만이 아니라 한샷 한샷으로 엮어지는 모든 라운드 도중 칠 때마다 잘못을 지적하고 시정을 요구하는 것은 상대방의 게임 리듬을 끊어지게 하고 결국 동반자들의 분위기까지 망친다.

가뜩이나 긴장되고 근육이 경직되어 쩔쩔 매는데 전혀 생각하지도 못한 기술적인 주문을 받으면 어김없이 미스샷이 나온다.

골프 지도는 아무나 하는 것이 아니다.

개인의 성격과 체형을 먼저 정확하게 파악하고 그에 적합한 스윙을 개발하여 지도하지 않으면 안된다.

이래라 저래라 보다는 당신의 체형으로선 왜 이런 스윙을 구사해야하는지 구체적인 스윙 매커니즘을 가르쳐 주어야 한다.

개인의 스윙 특성도 파악하지 않은채 얄팍한 기본을 상대방에게 무작정 주지시키는 것은 위험천만한 일이다.

배석우 <골프 칼럼니스트>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