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여만에 귀국한 탤런트 오현경(31)씨가 17일 오후 서울 강남구 리츠칼튼 호텔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그간의 심경과 활동 계획을 털어놓았다.
예정보다 15분 늦게 도착한 오씨는 비디오 사건으로 받은 정신적 충격을 이겨낸 듯 시종일관 담담한 표정이었다. 하지만 어머니 얘기가 나올 때는 "참 많이 늙으신 것 같다. 어머니가 나를 안아주셨을 때 참 편안함을 느꼈다" 며 울먹였다.
다음은 일문일답.
- 비디오 사건 이후 공식 기자회견은 처음인데.
"당시엔 충격 때문에 어떤 판단도 할 수가 없었다. 그 후에도 (턱관절)수술을 받아 얼굴이 좋지 않았다. 이제 시간도 지났고 반성도 했다. 사회적 물의를 일으켰던 만큼 사람들이 궁금해 할 것 같아 회견을 하게 됐다."
- 귀국 배경은.
"일본에 있는 남동생의 결혼 준비를 돕고 어머니를 만나기 위해서다."
- 비자 때문은 아닌가.
"다른 직업으로 미국에 체류하지 않는 한 비자는 문제될 게 없다.(턱관절)수술 후 굉장히 좌절했다. 한 사람의 여자로서, 또 연기자로서 어떻게 보일까 걱정이 됐기 때문이다. 다 나을 때까지 기다리려다 내 모습을 확인해 보고 싶었다. "
- 연예 활동을 재개하나.
"치료를 계속 받아야 하기 때문에 영화나 드라마 출연은 힘들겠지만 광고 모델은 커버할 수 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자신감을 되찾았다는 사실이다."
- 영화 '야다' 에 출연할 계획은.
"얘기만 오갔을 뿐이다. 아직 출연할 계획은 없다." ( '야다' 는 강제규 감독이 'O양 비디오' 사건을 소재로 준비 중인 영화다.)
- 귀국 전 일본에 들렀는데.
"어떤 모습으로 사람들에게 나갈까 고민하다 일본 관계자와 얘기를 나눴다. 그쪽에서 호의적으로 받아들여 직접 만나서 얘기하자는 제의를 해 왔다. 그러나 특별한 계획은 아직 없다." (오씨는 일본에서 영화잡지 '프리미어' 와 패션잡지 '엘르' 한국판의 표지사진을 찍었다.)
- '백지영 사건' 이후 국내 여론을 어떻게 생각하나.
"(백지영이)신세대답게 극복해 나가는 모습을 보고 안도를 했다. 이제 나도 많이 극복했다. 나를 질타하는 사람들도 있었고 동정하는 사람들도 있었지만 나는 모든 것을 받아들일 준비가 돼 있다."
- 미국생활은 어떠했는가.
"처음에는 혼자서 할 줄 아는 것도 없고 아는 사람도 없어 답답했다. 특히 의사소통이 힘들었다. 그러나 '주저앉아선 안된다' 고 다짐했다. 영어공부를 위해 학교에 가서 한국 유학생들과 어울리면서 힘을 얻었다."
- 귀국할 생각은 없나.
"완전히 귀국할 생각은 없다. 미국에서 치료를 끝내고 공부를 계속하고 싶다."
이날 회견에는 오씨가 미국에 체류할 때 많은 도움을 줬다는 일본인 친구 미야자키 유키코(24.여)씨가 동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