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차 총파업 장기화·격렬화 조짐

중앙일보

입력

정리해고에 항의하는 대우자동차 노조원들의 총파업이 장기화되고 점차 격렬해질 조짐을 보이고 있다.

또 경찰이 노조간부에 대해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농성자를 연행하는 등 공권력이 본격 개입하고 있고 민주노총도 19일 파업 지원에 나서기로 하는 등 파업을 둘러싼 사태가 확산되고 있다.

이에 따라 정리해고 통지서 배달이 완료되면서 창원.군산공장 지부의 동조파업여부가 결정되고 민주노총이 파업 지원대책을 내놓는 19일이 이번 사태의 큰 고비가 될 전망이다.

농성 이틀째인 18일 노조는 조합원 등 400여명을 동원, 공장시설을 대부분 점거하고 장기농성 준비에 들어갔으며 회사측은 경찰에 시설보호를 요청하는 한편 300명의 저지조를 편성해 시너 등 인화성 물질이 다량 비축된 도장공장과 연구소, 전산실등 핵심시설만 지키도록 한 채 대부분의 사무직 직원을 철수시켰다.

따라서 공장은 노조가 점거, 사측 직원과 경찰의 진입을 봉쇄하고 있고 외곽은 경찰이 정리해고자 및 가족과 외부 지원세력의 출입을 막고 있는 양상이다. 또 이날 처음 노조와 경찰 사이에 충돌이 일어났다. 전날 야간집회를 마치고 귀가한 일부 노조원과 가족들은 이날 오전 다시 농성장에 합류하기 위해 부평공장에 모여들었으나 경찰과 사측이 이들의 출입을 통제, 노
조원 50여명이 오전 11시20분께 공장 정문에 집결, 경찰 병력을 향해 소화기를 분사하는 등 격렬한 몸싸움을 벌였다.

이 과정에서 조합원과 가족 수십명이 경찰 저지선을 뚫고 공장 안으로 들어갔으며 노조 최종학 대변인, 염성태 민주노총 인천본부 지부장, 김상근 민주노총 조직국장 등이 경찰에 연행됐다.

이에 앞서 오전 10시20분께 공장 서문에서 경찰과 조합원 30여명이 투석전과 몸싸움을 벌이다 조하수(38)씨 등 조합원 2명이 날아온 돌에 머리를 맞아 인근 병원으로 후송됐으며 전경 3명이 부상했다.

노조원들은 경찰이 출입을 막자 울타리 구멍을 통하거나 담을 넘어 공장으로 진입하고 있다.

앞서 17일에도 정리해고를 통보받은 조합원과 가족 등 400여명이 오후 8시40분께 농성장인 1식당에서 정리해고 철폐를 위한 결의대회를 가졌으며 비상식량 20일분등을 갖추고 장기농성 채비에 들어갔다. 노조는 `농성이 폭력적으로 흐를 경우 공권력 투입의 빌미를 줄 우려가 있다'고 판단, 공장 파괴 등을 자제하고 농성을 최대한 장기전으로 이끌고 간다는 전략을 세
워놓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창원공장 지부는 일과시간 이후 2시간의 잔업을 계속 거부하기로 했으며 군산공장 지부도 노조 지도부만 철야농성 등을 통해 동조파업을 벌이기로 해 지방공장은 19일 이후에도 정상가동될 전망이다.

한편 인천 부평경찰서는 김일섭 위원장 등 노조간부 30명에 대해 업무방해 등의 혐의로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검거에 나섰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지난달 17일부터 그동안 10여차례에 걸쳐 불법으로 부분.전면파업을 벌여 수백억원대의 손실을 사측에 끼치고 불법시위를 주도한 혐의다.

경찰은 그러나 일단 가족, 사회단체 등 외부인의 농성합류를 공장 외곽에서 차단하는데 중점을 두는 한편 공장내 경찰력 투입 시기는 사태 추이를 봐가며 추후 결정할 방침이다.

또 민주노총도 19일 오전 단병호 위원장 기자회견을 열어 파업지원 대책과 대정부 투쟁계획을 발표하기로 하는 등 이번 사태는 점차 사회문제화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서울.인천=연합뉴스) 강의영.박진형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