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일랜드의 연풍' 외 일요TV 영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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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일랜드의 연풍 (KBS1 밤 11시20분)

드라마를 앞세운 영국식 코미디의 진수를 맛볼 수 있는 작품이다.

촘촘한 이야기 구성에 스릴러 요소까지 삽입한 감독 존 어빈의 재치가 돋보인다. 예상을 뒤엎는 마지막 반전이 기다리므로 긴장을 늦추지 말고 끝까지 지켜봐야 한다.

1930년대 과부들이 모여 사는 아일랜드의 아름다운 마을 위도우즈 피크를 배경으로 과부들의 일상과 욕망을 그린 이 영화는 한때 우디 앨런의 연인이었던 미아 패로가 주연을 맡아 다부진 연기를 보인다.

미아는 존 패로 감독의 딸. 기억에 남는 그녀의 대표작으론 '위대한 캐츠비' (74년) '뉴욕 스토리' (89년) 등이 있다.

과부 마을에 젊고 요염한 또 하나의 과부 브룸(나타샤 리처드슨) 이 이사온다. 그녀에 대해 이웃들은 엄청난 호기심을 보인다.

브룸이 이 마을의 유일한 총각 고트프리(아드리안 던바) 를 유혹하면서 마을이 술렁인다. 돈 많은 과부 커니한(조안 플라우라이트) 도 아들 고트프리와 브룸을 맺어주려 한다.

그러나 터뜨리면 많은 사람이 다칠 비밀을 간직한 오헤어(미아 패로) 가 훼방꾼으로 나선다.

결국 오헤어와 브룸은 서로 앙숙이 돼 으르렁거리고 일은 급기야 '살인사건' 으로 치닫는다.

과부들의 이야기라 여성 취향이 강하지만 미아 패로, 조안 플라우라이트의 연기와 잘 짜여진 스토리가 남성들의 흥미를 끌기에 충분하다.

94년작. 원제:Widows' Peak.★★★★(믹 마틴 & 마샤 포터의 영화.비디오 가이드 2000.만점★5개)

카라카라 (MBC 밤12시20분)

국제적인 암살단에 맞서 싸우는 한 여인의 모험을 그린 액션 스릴러. 카라카라는 주인공 레이철의 친구인 육식성 새의 이름이자 강인한 여전사를 뜻한다.

뉴욕 맨해튼 박물관에서 조류를 연구하고 있는 레이철(나타샤 헨스트리지) 은 카라카라가 유일한 친구다.

그런 그녀에게 FBI감시팀이 비밀 임무수행을 위해 아파트를 빌려 줄 것을 제안하고 레이철은 이를 받아들인다.

시간이 지날수록 감시팀 리더 맥밀란(조나튼 쉐치) 에게 매료되는 레이철. 하지만 이들이 사실은 암살 조직임이 드러나고 레이철은 위험에 처한다.

헨스트리지는 '스피시즈2' (98년) 에서 보여줬던 섹시함 대신 강하고 지적인 면모를 선보인다.

감독 그레임 클리포드. 99년작. 원제 : Caracara.

들판의 백합 (EBS 오후 2시)

'언제나 마음은 태양' (To sir with love.67년) 의 따뜻한 선생님으로 기억되는 시드니 포이티어에게 아카데미 첫 흑인 남우주연상을 안겨준 작품.

진솔하고 따뜻한 그의 연기가 영화 전편에 꽉 찬다. 포이티어는 아프리카계 미국인의 이미지를 향상시키는 데 기여했다.

퇴역군인 스미스(포이티어) 는 애리조나주를 여행하던 중 다섯 명의 수녀를 만난다. 엄격한 수녀 마리아(릴리아 스칼라) 의 지휘를 받는 이들은 동독을 탈출해 온 도망자들. 그들은 함께 농장에서 일하게 되고 스미스는 교회를 짓는 일을 시작한다.

종교와 인종에 상관 없이 믿음을 주제로 한 영화다. 주제가 '아멘' 이 잔잔한 감동을 준다.

63년작. 원제:The Lilies of Fiel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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