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아동극단 '가제노코 규슈' 내한공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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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이 설자리가 갈수록 좁아진다고들 한다.하지만 공연예술의 기초로서 연극은 여전히 가치를 지니고 있다.

특히 어린이연극은 자극적인 오락이 판치는 요즘 세태에서 어린이들에게 생각하며 즐길 수 있는 기회를 주는 등 교육적인 효과가 높다.

최근 수년새 국내에도 어린이연극 전문극단이 늘고 있는 것은 그래서 반갑다.

국내 어린이연극 형식에 영향을 미친 일본의 '가제노코 큐슈(風の子九州) ' 가 17일부터 예술의전당에서 내한공연을 갖는다. 96년, 99년에 이어 세번째 서울공연이다.

이 극단은 동화속 교훈이나 지식을 전달하기보다는 '노는 즐거움' 을 극대화시킨 놀이연극을 전파한다.

1950년 암울한 전후 일본사회에 희망의 메시지를 전달하자는 취지로 창단한 가제노코극단은 현재 일본 전역에서 9개의 지부로 나뉘어 활동하고 있다. 내한하는 극단은 큐슈지방을 중심으로 활동하고 있는 지부극단이다.

연간 공연횟수만 5백~6백회. 캐나다, 홍콩 등 해외공연도 잦다.

이 극단의 특징은 '어른' 배우들이 어린이 '관객' 과 함께 생각하고 표현할 수 있는 다양한 놀이를 무대 위에 펼쳐보인다는 것. 아이들의 시선을 끌기 위해서 판토마임에서 마술.서커스.일본 전래놀이에 이르기까지 모든 것을 동원한다.

2년전 공연에서는 부채꼴로 접은 일본의 종이장난감(자바라) 으로 구름과 태양, 각종 동물을 만들어내는 등 아이들의 상상력을 자극하는 프로그램으로 꾸몄다. 어른들까지 놀이에 정신없이 빠져들 정도로 독특한 재미를 선사한다.

이번 공연은 제목부터 '얘들아, 놀자!' 로 정했다.

큐슈에서 전해져 내려오는 우화를 소재로 대나무 잠자리 인형극, 줄과 공을 이용한 놀이연극 등을 선보인다.

수개월에 걸쳐 한국어 대본을 외운 배우들의 한국어 실력도 기대해볼 만 하다.

공연후 배우들과 어린이 관객들이 만나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도 마련돼 있다.

17~28일 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 오후 2시.4시, 월요일 공연 없음. 580-1300, 780-6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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