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경기둔화·엔저 수출 악영향 현실로

중앙일보

입력

국내 주요 수출업체 5개중 1개는 올들어 미국의 경기 둔화와 일본 엔화 약세의 영향으로 수출 감소 등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정부나 기업·전문가들이 꼽았던 올해 수출의 최대 악재들이 현실화하고 있는 것이다.

이는 중앙일보가 한국무역협회와 함께 업종별 상위 수출기업을 대상으로 실시한 '수출업계가 본 2001년 수출환경' 설문조사에서 나타났다.

이번 조사는 지난 6일부터 9일까지 1천개 기업을 대상으로 실시됐으며,응답한 기업은 2백12개사였다.

조사결과 올해 종합적인 수출경기가 지난해보다 악화될 것(44%)이라는 응답이 호전될 것(24.4%)이라는 응답을 두배가량 웃돌았다.

유가 등 원자재값이 오르고 경쟁은 치열해져 올해 수출 채산성은 지난해보다 악화(42%)되거나 비슷할 것(41%)으로 나타났다.

해외시장의 수입규제도 지난해보다 강화되거나(34.3%) 비슷할 것(59.7%)이라고 전망했다.

올해 수출시장의 3대 악재로는 미국의 경기둔화(29.9%),중국 등 후발경쟁국과의 경쟁 심화(29.7%),엔화약세(17.2%) 등을 꼽았다.

특히 미국 경기둔화의 영향은 수출기업 5개사중 3개사 이상(65%)이 이미 겪고 있거나 겪을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고 답변했다.

이들 기업 가운데 40%는 미국 경기둔화의 영향이 심각하거나 매우 심각하다고 답변했다.

업종별로는 철강 ·금속, 전자 ·전기, 수송기계, 생활용품 수출업체들이 미국 경기둔화를 가장 걱정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중국의 WTO(세계무역기구) 가입에 따른 시장개방(33.9%)과 중동 산유국의 경기회복(29.1%), 유로화 강세(23.0%)는 올해 수출시장의 3대호재로 꼽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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