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주택은행 합병, 비용절감효과 적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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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ㆍ주택은행의 합병은 규모의 경제를 통한 비용절감이나 이윤증대의 효과를 달성키 어려운데다 점포폐쇄나 인력감축을 통한 비용절감 효과도 미미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조복현 대전산업대교수는 13일 '민주화를 위한 전국교수협의회'(민교협)가 프레스센터에서 개최한 정책토론회에 참석해 이같이 말했다.

토론회 발제자로 나선 조교수는 '국민ㆍ주택은행 합병의 문제점과 대안'이라는 자료를 통해 '국민.주택은행의 합병은 규모의 경제를 통한 비용절약 효과나 이윤증대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조교수는 '일반적으로 합병은행은 중복점포의 폐쇄나 인력감축을 통해 비용효율성을 증대시킬 수 있다고 알려져 있으나 국민.주택은행의 경우 99년 판매비와 일반관리비가 영업비용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11.9%와 18.5%에 지나지 않아 큰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조교수는 '영업비용중에서 국민.주택은행의 인건비 비중도 각각 7.8%, 12.4% 정도밖에 안돼 흔히 예상하는 대로 인원감축을 통한 비용절감효과가 크지 않다'고 덧붙였다.

조교수가 밝힌 '99년 국민은행 CEO 경영자료'(인건비는 일반관리비에 포함)에 따르면 국민은행의 영업비용은 7조9천663억원으로 이중 이자비용은 52.92%, 판매비와 일반관리비는 11.92%, 수수료비용 1.12%, 기타 영업비용 33.95%, 신탁업무 운용손실이 0.09%이다.

주택은행의 경우 영업비용 4조2천981억원 가운데 이자비용이 64.26%, 판매비와 일반관리비는 18.57%, 수수료 비용이 0.94%, 기타 영업비용이 16.23%, 신탁업무 운용손실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조교수는 '점포폐쇄나 인력감축을 통한 비용절감효과가 적은 만큼 두 은행은 각각 86.8%와 80.5%를 차지하는 이자비용과 기타 영업비용을 절약해야 하지만 단순한 규모의 증대만으로는 달성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조교수는 두 은행은 영세민대출, 학자금대출,실업대출,주택자금 대출 등 정책자금 성격의 소액대출을 중요한 기능으로 하고 있으며 거래규모가 작아 높은 비용을 유발하지만 중요한 사회적 기능으로 쉽사리 취급을 중단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조교수는 또 합병후 교차업무에 따른 시너지 효과도 크지 않다고 주장했다.

원화대출금 구성비로 살펴볼 때 국민은행은 중소기업 등 기업자금 대출에 주택은행은 주택자금에 대출에 서로 특화돼 있지만 소매금융(중소기업등 기업자금대출, 주택자금 대출 등 가계자금)과 도매금융으로 나눠본다면 두 은행 모두 소매금융에 치우쳐 이윤증대에 기여키는 어렵다고 조교수는 분석했다.

합병은행은 이윤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소매금융에서 탈피해 업무를 다각화하고 시장지배력을 기반으로 예대마진과 수수료 수입을 증대해야 하지만 금융시스템의 위험증가와 감독비용 증가로 부정적인 효과가 초래될 것으로 조교수는 내다봤다.(서울=연합뉴스) 정윤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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