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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커머스 전략]오프라인 마케팅 전략 절실 [1]

중앙일보

입력

멜 지글러와 아내 패트리샤 지글러는 마사 스튜어트(미국 가정의 생활방식을 선도하는 라이프스타일 전문가)가 500명을 위한 가든 파티를 여는 방식으로 회사들을 세운다.

지글러 부부가 하는 일은 아주 수월해 보인다. 지금까지 이들이 만들어낸 성공담은 아주 많다. 캐주얼 의류업체 바나나 리퍼블릭(Banana Republic)을 만들어 수익성 있는 기업으로 키운 뒤 88년 1억9100만 달러를 받고 갭(Gap)에 매각했다.

그 다음엔 ‘리퍼블릭 오브 티’(the Republic of Tea)를 세워 잠시 운영하다가 94년 400만 달러에 역시 다른 회사에 팔아넘겼다. 지난해 10월에는 조자(ZoZa)라는 이름의 온라인 의류회사를 새로 출범시켰다.

수많은 온·오프 라인 경쟁자들이 의류사업 부문에서 이미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지만 지글러 부부는 자신들이 새로 벌인 사업이 성공할 것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 왜냐하면 그들은 이번에도 업계 추세를 선도하고 있기 때문이다. 온라인에 기반을 두면서 오프라인 거점도 함께 확보하는 전략이 바로 그것이다.

멜 지글러는 온라인이나 오프라인 어느 한쪽에만 매달리는 전략은 이제 더 이상 먹혀들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따라서 그는 조자닷컴에 대해 ‘걸어 들어갈 수 있는 웹 사이트’라는 컨셉을 적용하기로 했다.

조자닷컴의 첫 오프라인 매장은 상류사회 냄새가 물씬 풍기는 캘리포니아주 밀밸리의 마린카운티에 데뷔시킬 예정. 겉보기엔 여느 상점과 다를 바 없지만 인력과 재고는 최소한으로 유지된다. 고객들은 매장에서 옷을 입어볼 수 있지만 옷을 구입하기 위해서는 매장 안에 설치된 컴퓨터로 주문하고 배송을 기다려야 한다.

지글러는 원래 조자를 순수 인터넷 기업으로 만들 생각이었지만 온라인에서만 브랜드 인지도를 구축하는 것이 쉽지 않다는 결론을 내렸다.

그는 “우리는 카탈로그를 통해 바나나 리퍼블릭을 건설했고 이제는 또다른 매체인 웹을 이용해 조자를 창조하려 하고 있다. 먼저 웹으로 시작한 후 다음에 카탈로그, 그리고 내년쯤 오프라인 매장 개설에 나설 생각”이라고 말했다.

지글러 부부는 북부 캘리포니아 출신 특유의 억양으로 ‘entrepreneur’(기업인)를 ‘zentrepreneur’로 발음한다. 억양만큼이나 독특한 그들의 사업 스타일은 이미 유명하지만 이번에는 오프라인이라는 기업 활동의 든든한 대지로 복귀함으로써 다른 온라인 소매업체들의 뒤를 따랐다.

반짝 광고공세를 펼친 다음 마냥 손놓고 고객들을 기다릴 수는 없다는 사실을 깨달은 온라인 소매업계는 최근 들어 적극적으로 고객을 끌어모으기 위한 구체적 조치를 취하기 시작했다. 매장을 만들고 카탈로그를 찍어내며 키오스크(무인 단말기)를 설치하는 등 상품을 팔기 위한 행동에 돌입한 것이다.

과거 온라인에만 주력했던 화장품 소매점 블루머큐리닷컴 (Bluemercury.com)은 워싱턴 D. C. 지역에 두 개의 매장을 운영하고 있으며 조만간 필라델피아에 세 번째 매장을 개설할 계획이다.

온라인으로 파티 용품을 판매하는 i파티닷컴 (iparty.com)은 도산한 빅 파티 체인으로부터 북동부지역의 매장 33개를 인수했다. 작년 10월 파산보호신청(Chapter 11 : 정상 경영이 어려워진 회사가 파산에 앞서 법원의 유리한 조정을 얻어내기 위한 사전절차)을 선언한 온·오프 라인 알레르기 치료용품 판매업체 개준타이트닷컴 (gazoontite.com)은 아예 온라인 부문을 포기하고 5개 오프라인 매장에 자신들의 운명을 걸고 있다.

다른 온라인 소매점들도 오프라인 세계로 속속 복귀하고 있다. 루시닷컴, E스타일, e지바, 푸드닷컴, 아트닷컴, 올페츠닷컴 등은 랜즈엔드(Lands’ End) 같은 전통 있는 소매업체들로부터 마케팅 임원들을 영입하고 카탈로그를 만들어 뿌리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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