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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겨?" 술병이…임수경, 종로식당서 무슨일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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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1989년 ‘평양 세계청년학생축전’에 참석해 김일성 주석과 포옹하고 있는 임수경 의원. 당시 한국외국어대 4학년이던 임 의원은 전국대학생대표자협의회(전대협) 대표 자격으로 방북한 뒤 46일 만에 판문점을 통해 돌아왔다(왼쪽 사진). 오른쪽은 지난 5월 28일 서울 조계사에서 열린 ‘부처님 오신 날 법요식’에 참석한 임 의원. [중앙포토, 뉴시스]

‘임수경’은 3일 하루 종일 인터넷 포털사이트 검색어 1위였다. 서울 종로구 인사동의 한 식당에서 백요셉 탈북청년연대 사무국장에게 퍼부었다는 욕설과 막말이 퍼지면서다. 백씨가 자신의 페이스북과 본지 통화에서 밝힌 당시 상황은 이렇다.

 1일 저녁 9시쯤 식당에서 임 의원을 발견한 백씨가 ‘팬’이자 ‘대학(한국외국어대 재학) 후배’라며 임 의원에게 사진 촬영을 요청했고, 임 의원도 쾌히 응했다. 그러나 휴대전화로 사진을 찍은 뒤 자리로 돌아온 백씨에게 식당 종업원이 자신이 찍어준 사진을 보여 달라며 찾아왔다. 종업원은 “임 의원 보좌관들이 삭제를 요구했다”며 임 의원과 찍은 사진을 모두 삭제해 버렸다. 백씨가 보좌관들에게 찾아가 따지자 임 의원은 “보좌관들이 사소한 피해가 갈까봐 신경 쓴 거니 이해하라”고 했다. 이에 백씨가 “선배님이 사진 삭제를 직접 말씀하셨느냐”고 묻자 임 의원은 “아니? 나는 그런 적 없어”라고 부인했다.

 백씨가 “이럴 때 북한에선 어떻게 하시는지 아시죠? 바로 총살입니다. 어디 수령님이 명하지 않은 걸 마음대로 합니까?”라고 덧붙이자 임 의원이 버럭 화를 냈다. “너 누구냐”고 묻는 임 의원에게 백씨는 “탈북 대학생 출신으로 2011년 말 tvN 백지연의 끝장토론에서 (임 의원과) 반대쪽 토론을 한 적이 있다”고 소개했다. 그러자 임 의원은 “어디 근본도 없는 탈북자 새끼들이 굴러와서 대한민국 국회의원에게 개겨. 너 아무것도 모르면서 까불지 마라”고 호통을 쳤다. 그러면서 새누리당 하태경 의원에 대해 “개새끼, 변절자” 등의 욕을 하면서 “내 손으로 죽여버리겠다”는 말을 했다. 하 의원은 서울대 물리학과 86학번으로 1991년 전대협에서 활동하다 2년형을 선고받 았으나 지금은 북한인권운동을 하 고 있다.

 임 의원은 백씨에겐 계속 “개념도 없이 왔으면 입 닥치고 살아라. 안 그러면 다친다”고 모욕적 발언을 했다. 백씨가 “예, 입 닥치고 살겠습니다. 누구의 총으로 우릴 죽이려는지 지켜보겠습니다”며 자리로 돌아가려 하자 임 의원은 계속 “탈북자 새끼들, 개새끼들”이라며 욕설을 내뱉었다고 한다. 백씨는 “당시 임 의원의 테이블엔 술병이 있었고, 어지간히 취한 분위기였다”고 전했다. 하 의원은 본지와의 통화에서 “탈북자 전체를 지칭한 게 문제”라며 “공식 사과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임 의원은 낮 12시27분 트위터에 “보좌관에게 총살 운운한 학생을 꾸짖은 게 전체 탈북자 문제로 비화되었군요. 하태경 의원과는 방식이 다를 뿐 탈북주민들이 안정적으로 대한민국에 정착하도록 노력하는 측면에서는 관심사가 같습니다. 정책으로 일하게 해주세요”라는, 다소 ‘뻣뻣한’ 해명글을 올렸다.

 그러다 4시간여 뒤인 오후 5시에 2차로 공식 사과문을 발표했다. 임 의원은 국민·탈북자·백씨 등을 향해 “진심으로 죄송하다. 머리 숙여 사과한다. 언행을 더욱 주의하겠다”고 다짐했다. 당시 트위터엔 임 의원을 ‘림수경’으로 지칭하며 “진보의 탈을 쓰고 숨겨온 종북 근성을 드러냈다” “원조 특A급 종북주사파는 이미 민주당에 뿌리 내렸다” 등의 비판이 쏟아지고 있었다. ‘종북’ 논란이 민주 당으로 향할 조짐을 보인 탓인지 1차 해명 때와는 분위기가 확 달라졌다.

김경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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