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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후 엘리자벳과 빅토리아 여왕의 보물, 헤렌드

중앙선데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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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3호 14면

1 헤렌드를 대표하는 빅토리아 패턴의 자기들. 청조의 색회자기 분채(粉彩)를 닮은 디자인으로 영국 빅토리아 여왕을 사로잡았다

인도의 꽃
1840년대 탄생한 헤렌드 최장수 패턴 ‘인도의 꽃’은 가키에몬에서 유래한 마이센 ‘인디언 패턴’의 영향을 강하게 받았다. ‘인도의 꽃’은 1867년 개최된 파리 만국박람회에 출품됐다. 파리 만국박람회는 일본의 우키요에 등이 대대적으로 소개돼 유럽에 자포니즘이 대유행하는 계기가 된 행사였다. 그래서 일본풍 최신 모드 ‘인도의 꽃’ 시리즈는 나폴레옹 3세의 비 위제니의 눈에 들었다.

위제니는 그 자리에서 ‘인도의 꽃’ 디너세트를 구입해 마침 박람회를 방문 중이던 오스트리아 황제 프란츠 요제프의 엘리제궁 만찬회 접대에 사용했다. 같은 해 오스트리아 헝가리 제국이 성립되자 헤렌드는 전설적인 황후 엘리자벳에게까지 두고두고 사랑을 받았다. 역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한 ‘인도의 꽃’은 지금도 헤렌드의 대표적 패턴의 하나다. 19세기 후반에는 아포니 백작이 귀빈 접대를 위해 새로운 디너세트를 급하게 주문하는 바람에‘인도의 꽃’ 패턴을 단순화한 ‘아포니’ 디자인이 탄생했다. 즉흥적으로 탄생한 ‘아포니’는 이후 헤렌드 최고의 베스트셀러 패턴이 되어 오늘에 이르고 있다.

.2, 5 헤렌드의 가장 전통적인 문양 ‘인도의 꽃’이 그려진 자기들. 마이센 인디언패턴의 영향을 강하게 받았다. 나폴레옹3세의 비 위제니가 합스부르크 황제 프란츠 요제프를 접대한 것으로 유명한 디자인이다.3 39인도의 꽃’을 단순화한 디자인 ‘아포니’라인. 헤렌드의 베스트셀러 패턴이다.4,6 빅토리아패턴의 자기들.

빅토리아
대담한 총천연색 꽃과 나비, 새싹과 꽃봉오리가 움트는 나뭇가지, 녹색과 금채가 봄날의 초원을 연상시키는 테두리. 투명한 백자 위 생명의 기쁨이 가득하다. 초창기의 완벽한 마이센 카피에서 점차 독자적 양식을 모색하던 헤렌드가 청조의 색회자기 분채(粉彩)를 닮은 독특한 디자인을 적용한 디너용 서비스다.

1851년 런던에서 열린 세계 최초의 만국박람회에 선보여 그랑프리 수상과 동시에 영국 빅토리아 여왕의 주문을 받았다. 윈저성의 식탁을 장식한 디너 풀세트는 여왕의 이름을 따 ‘빅토리아’ 라인으로 불리게 됐고, 이를 계기로 헤렌드는 마이센 등 유럽 명가마와 어깨를 견주는 동유럽 굴지의 명가마로 등극하게 된다. 빅토리아 패턴의 인기는 1851년 이후 총 20여 가지 버전이 제작되었다는 사실로 뚜렷이 증명된다.

2001년에는 창업 175주년을 기념해 헤렌드 페인터 중 5% 미만인 마스터페인터의 손으로 1851년 버전을 충실히 재현한 175세트의 ‘빅토리아 히스토릭’으로 재탄생해 많은 컬렉터의 환영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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