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기업들 생체인식기술 출원부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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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징적인 신체 일부를 인식하는 생체인식기술과 관련된 대기업의 기술개발과 특허출원이 부진한 것으로 드러났다.

28일 특허청에 따르면 국내 대기업의 지문(指紋).홍채(虹彩).음성.얼굴 등 생체인식기술 관련 특허 출원건수(공개기준)는 1997년 20건에서 1998년 14건, 1999년 2건 등으로 줄었으며 지난해에는 아예 없었다.

이에 반해 중소.벤처기업의 경우는 1997년 5건에서 1998년 7건, 1999년 19건, 지난해 16건 등으로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더구나 국내 출원 기술은 비교적 보편화된 것으로 평가되고 있는 지문인식기술이 1998년 52%(전체 38건 중 20건), 1999년 69%(35건 중 24건), 지난해 80%(40건 중32건) 등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반면 대우.삼성.현대.LG 등 대기업들이 주로 출원해 오던 홍채.음성.얼굴 등을 통한 인식분야는 최근들어 출원이 크게 줄어들며 10건 안팎에 머물고 있다.

1999년 대우사태 이후 두드러지기 시작한 대기업의 생체인식기술 관련 기술개발과 특허출원 부진 현상은 우리나라가 원천기술을 가진 외국업체의 독무대가 될 우려까지 낳고 있다.

특허청 나용수(羅庸洙) 심사관은 "생체인식기술은 앞으로도 컴퓨터 보안.전자상거래.출입통제 등에서 수요가 급증할 것으로 보인다"며 "생체인식기술 개발에는 자금력이 필요한 경우가 많아 대기업의 적극적인 관심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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