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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일·가사 병행때 필요한 것 모으니 대박 터지데요"

중앙일보

입력

여성 전용 휴대폰 서비스 상품인 ''드라마'' 를 개발한 한국통신프리텔의 ''와이즈Ⅱ 팀'' 은 모두 여성들로 구성됐다.

사내 각 부서에서 선발된 25~32세의 주부 4명과 미혼여성 1명이다.

5개월 동안의 작업 끝에 지난해 12월 1일 드라마를 내놓았고, 두 달도 안돼 가입자수가 10만명을 넘어서는 히트를 쳤다.

김현숙(단말사업기획팀)대리는 "무엇보다 우리들 자신에게 필요한 것이 뭔지 생각해봤어요. 직장과 육아, 가정 일을 병행하며 꼭 필요하다고 느꼈던 서비스를 개발하려고 애썼어요" 라고 말했다.

회의를 할 때마다 단순한 요금 할인뿐 아니라 휴대폰 사용 실적에 따라 파출부와 놀이방, 여성전용 뷰티공간 등 여성들이 원하는 서비스를 제공하자는 아이디어가 봇물처럼 터져 나왔다.

모두 평소 자신들에게 필요하다고 생각했던 것들이었다.

5명 모두 수시로 동창과 친구, 친척들에게 전화를 걸고 친목 모임에서도 아이디어를 구했다.

휴대폰 회사는 의외로 여성파워가 약한 분야 중 하나다. 한통프리텔만 해도 정규 직원 1천명 중 여성은 60명에 불과하다.

이런 환경에서 "여성들이 어떻게 하면 능력을 인정받으며 살아 남을 수 있을지 서로 도와 나가기로 했어요" 라고 김상연(고객지원팀)과장은 말한다.

팀원들 사이에 시부모와의 고민, 아이를 혼자 두고 회사에 출근하는 아픔 등 공감대도 자연스레 만들어졌다.

이렇게 생활 속에서 나온 아이디어는 90% 정도가 받아들여져 드라마 서비스 상품에 반영됐다.

팀의 최연장자 안연희(32)과장은 "여성들의 힘으로 회사를 위해 기여할 수 있게 돼 뿌듯해요" 라고 말했다.

무엇보다 여성만을 위한 휴대폰 서비스가 왜 따로 필요하느냐는 일부 윗사람들의 의견을 불식시킨 점이 보람으로 남는다.

와이즈Ⅱ 팀의 유일한 미혼인 이다영(25)씨는 "서비스 출시 이후 팀은 공식적으로 해체됐지만 우리가 낸 아이디어들이 잘 서비스되는지 정기적으로 모여 지켜보기로 했어요" 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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