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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까운 몽마르트 언덕에서 샹송 콘테스트 즐겨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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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불음악축제에서는 한국·프랑스 음악가의 공연, 샹송 콘테스트, 세계음식축제 등 다양한 문화행사가 펼쳐진다. 사진은 지난해 행사 모습. [사진=반포4동 주민센터]

다음달 9일 몽마르트 언덕에 올라가보라. 한국과 프랑스 문화를 함께 즐길 수 있는 행사가 열린다. 항공료를 걱정할 필요 없다. 대신 발품만 조금 팔면 된다. 이쯤 되면 눈치 챘으리라. 파리가 아닌 한국 속 프랑스 마을, 서초구 반포동 서래마을에 있는 몽마르트 언덕에서 열리는 축제다. 지난해에는 5000명 이상 모였다.

이 행사 이름은 ‘한불(韓佛)음악축제’다. 올해 제5회다. 축제일 오후 2시30분, 행사 1부 시작은 20기계화 보병사단 군악대가 맡는다. 서울프랑스학교를 출발해 몽마르트 언덕 공연장까지 거리 퍼레이드를 한다.

공연장에서도 펼쳐지는 군악대 공연 다음은 어린이들이 꾸미는 무대다. 키즈 발레단, 뮤지컬팀, 벨리댄스팀이 평소 주민자치회관에서 갈고 닦은 실력을 뽐낸다.

숨 돌릴 틈도 없이 2부 행사로 ‘샹송경연대회’가 이어진다. 프랑스어 전공 대학생과 외국어고등학교 학생으로 구성된 10개 팀이 참가한다.

3부는 프랑스학교 학생들이 사물놀이·합창 공연을 한다. 이제 ‘오늘 행사는 끝났구나’ 생각할 지 모른다. 그러나 이제 시작이다. 공식행사 개회식이 열린다. 식이 끝난 시간은 오후 6시20분. 한국 가수들이 공연장에 나타난다. 5개 팀이 100분 동안 화려한 조명 아래에서 공연을 펼친다. 이어 프랑스 가수가 90분 동안 공연한다. 불꽃놀이가 행사 끝을 알린다.

아직 열리지 않은 행사를 머리 속에 그려 넣은 사람이 있다. 축제를 준비하는 김명환(54·얼굴사진) 반포4동장이다. 그가 행사를 소개한다.

김명한 반포4동장

-올해 축제의 하이라이트는.

“한국 가수와 프랑스 가수가 참여하는 3부 축하공연이다. 한국에선 힙합그룹 리쌍, 록밴드 노브레인, 걸그룹 써니힐, 디스코 펑크록밴드 고고스타, 7080밴드 장계현과 템페스트가 출연한다. 프랑스에선 벨로(Belo)라는 가수가 90분간 무대를 꾸민다.”

-벨로(BelO)는 유명 가수인가.

“아이티 출신인데 활동은 프랑스에서 한다. 재즈·록·레게에 아이티 전통 리듬 라강가를 섞은 음악을 선보인다. 아이티 음악대사라고 불릴 만큼 노래로 조국 현실을 알리고 있다.”

-행사에서 또 눈여겨볼 만한 것은.

“무대 조명·음향을 지난해보다 강화했다. 불꽃놀이를 3분에서 5분으로 늘렸다. 이번엔 세계음식축제도 연다. 10개국 전통음식을 선보인다. 한국 음식을 포함해 프랑스 크레페·와인, 터키 케밥, 일본 다코야끼 등이다. 참여 업체와 협의해 음식값을 4000원 이하로 할 예정이다.”

-음식축제 때 잡상인도 많을 거 같다.

“서초구청 도로관리과 직원들이 엄격히 단속할 계획이다. 잡상인이 많으면 주민들이 공연에 집중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참가자 안전대책은.

“구청직원과 경비업체, 방배경찰서 서래지구대가 통제한다. 총 70~80명 된다.”

-화장실 문제도 중요할 텐데.

“기존 고정식 화장실이 있다. 여기에 트레일러 남녀 화장실을 각각 1대 추가할 예정이다.”

-지난해 축제 분위기는 어땠나.

“공연장 좌우로 언덕이 있다. 그곳에서 사람들이 돗자리를 깔고 공연을 봤다. 관람석 뒤에선 음악을 들으며 음식을 먹고 담소를 나누는 가족·연인이 많았다. 매우 자유로운 분위기였다.”

-1회 축제부터 성황이었나.

“2008년 시작해 세 번째 축제까지는 2000~3000명 정도 참여했다. 당시엔 민요·트로트·성악으로 공연을 채웠다. 한불 축제다운 특성이 없었다. 그러다 지난해 2월 서초구청이 주한 프랑스문화원과 업무협약(MOU)을 맺었다. 진익철 구청장이 축제를 발전시켜 보라고 지시해 프랑스문화원장을 찾아갔다. 프랑스문화원 도움으로 지난해부터 프랑스 가수를 초청했고, 축제 규모도 키웠다.”

-축제가 발전하는 모습을 보면 뿌듯하겠다.

“지역 주민·기업 후원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다. 주민들이 느끼는 자부심이 대단하다. 앞으로 더욱 발전시켜 나가겠다.”

글=조한대 기자
사진=김경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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