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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1월 세종시 첫마을 입주 40대 주부,살아보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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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0면

세종시 중앙행정타운 부지에 정부 세종청사 건설공사가 한창이다. 이곳에는 올해 국무총리실 등 6개 정부 부처를 시작으로 2014년 말까지 12개 중앙행정기관과 20개 소속 기관이 둥지를 튼다. [프리랜서 김성태]

세종시 첫마을 주민 박미혜(40)씨는 초등학생 아들의 학용품을 구입하기 위해 일주일에 3∼4차례 자동차로 15분 거리인 대전까지 온다. 첫마을 아파트 단지 안에 문방구나 서점이 한 곳도 없기 때문이다. 박씨는 “학교 준비물을 구입할 때가 가장 난감하다”며 “올해 1월 첫마을에 입주한 뒤 주요 생필품은 대전 등 외지에서 구입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의 워싱턴 DC인 세종특별자치시가 7월 1일 출범하지만 해결해야 할 과제는 산적해 있다. 가장 급한 것은 병원·대형 쇼핑센터·대학·기업 등 도시 자족기능이다. 2030년까지 인구 50만 명을 수용하려면 자족기능 확충은 필수다.

아직 입주를 확정한 대형 병원이나 쇼핑센터는 없다. 그래서 응급환자가 발생하면 첫마을 주민들은 인근 도시로 달려간다.

 병·의원은 6월 말 입주가 시작되는 세종시 2단계 아파트 단지(4278가구)에 10여 개가 입점할 예정이다. 대학의 경우 대전 한밭대가 2017년까지 세종시에 캠퍼스를 설립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송기섭 행정도시건설청장은 “최근 미국을 방문, 호텔 투자 전문기업으로부터 세종시 투자 약속을 받아내는 등 주민 편의시설 확충 작업도 가시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세종시의 독특한 위상이 오히려 세종시 발전에 걸림돌이 될 것이란 우려도 있다. 세종시는 광역단체급이지만 산하에 기초자치단체를 두지 않는 구조로 돼 있다. 특별자치시 내부에는 23개 법정 동(洞), 1읍(邑), 8면(面)이 출범한다. 인구는 7월 1일 기준 12만 명(추정)이다. 세종시 직원 824명 가운데 600명은 기존 연기군청 직원이다. 기초단체 업무에 익숙한 이들 직원은 광역단체 업무에는 낯설다. 이 때문에 세종시는 지방공무원과 소방공무원 교육훈련, 경보통제 사무, 가축질병 위생검사 등 4개 사무는 충남도에 위탁하기로 했다.

 신도심과 구도심 간의 격차 해소도 해결해야 할 과제다. 세종시 건설 예산 22조5000억원은 중앙행정타운을 중심으로 예정지에 전액 투자된다. 조치원 주민 임재형씨는 “첫마을을 중심으로 신도심에는 최첨단 학교와 새 아파트가 들어서고 있는 것과는 달리 구도심에는 이렇다 할 인프라가 없다”며 불만을 터뜨렸다.

 도시와 농촌이 혼재해 있는 세종시 성격 때문에 주민들이 받는 혜택에도 차이가 있다. 첫마을(한솔동) 등 동 지역에 거주하는 주민들은 음식점을 열 때 내는 등록면허세를 읍·면 지역 거주민에 비해 최고 1만2000원을 더 낸다. 또한 읍·면 지역 주민들이 누리는 건강보험료 농어촌 경감(22%) 혜택도 받지 못한다. 특례입학 혜택도 달라진다. 세종시 첫마을 한솔고교는 특례입학을 받지 못하는 반면 조치원읍에 있는 세종고는 종전처럼 혜택을 받는다. 이재관 세종시 출범준비단장은 “세종시민들이 도농 복합시의 이점을 누릴 수 있는 방안을 최대한 발굴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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