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C카드 회원사들 '분가'…한빛銀 독자카드 출시

중앙일보

입력

은행들이 공동 출자해 운영하는 BC카드에서 벗어나 독자적인 카드 사업을 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고객의 신용카드 사용(2000년 2백14조원)이 늘면서 카드사업의 수익이 커지는 가운데 업계 1위를 지켜온 BC카드의 시장점유율은 낮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BC카드의 최대주주인 한빛은행은 회원 은행 중 처음으로 독자 개발한 한빛모아카드를 29일 선보인다.

그동안 BC카드가 상품을 만들면 회원 은행은 판매를 맡아 왔는데 회원 은행이 직접 별도 카드상품을 내놓은 것. 한빛은행은 모아카드의 마케팅과 회원관리는 직접 하고, 카드 제작과 이용대금 청구서 발송 업무는 BC카드에 맡겼다.

한빛은행은 독자적 카드사업을 위해 지난해 전산 분야에 1백억원을 투자했다.

이 은행 카드전략팀 문석훈 과장은 "그동안 BC카드 체제에서 상품을 공동으로 출시, 판매해 왔기 때문에 서비스를 차별화하지 못했다" 며 "모아카드는 고객의 욕구를 찾아 나선 첫 독자 서비스로 주력 카드로 만들겠다" 고 말했다.

조흥은행과 농협도 독자 서비스를 위해 준비하고 있다. 조흥은행은 다음달 중 BC카드로부터 회원 2백만명에 대한 정보를 받기로 했다. 조흥은행은 비자카드와 제휴한 강원은행과 합병하면서 서로 다른 전산시스템을 정비했다.

농협도 독자 마케팅을 위해 전산망을 정비하는 한편 오는 3월까지 BC카드로부터 3백50만명의 회원 정보를 건네받기로 했다.

농협 관계자는 "현실적으로 당장 BC카드란 브랜드를 무시하긴 어렵지만 장차 독립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있다" 고 말했다.

은행 12곳이 출자한 BC카드의 시장점유율은 1990년대 중반 43%에서 지난해 말 35%선으로 밀려난 대신 삼성.LG카드의 점유율은 같은 기간 각각 12%선에서 19~20% 선으로 높아졌다.

BC카드는 회원사의 각개약진 움직임에 당황하면서 공동 체제의 장점을 강조하고 있다. BC카드 관계자는 "독자 카드 개발을 놓고 독립으로 해석하진 말아달라" 면서 "BC란 브랜드 가치를 포기한 채 따로 사업하기는 쉽지 않을 것" 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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