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기식 IMT-2000 그랜드 컨소시엄 구성될까

중앙일보

입력

정보통신부가 동기식 IMT-2000 사업자에게 주파수대역 및 사업자 식별번호 우선권을 부여하는 등의 인센티브를 줘가며 유도키로 했던 '동기식 IMT-2000 그랜드 컨소시엄'이 답보상태를 면치 못하고 있다.

2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정통부가 지난 22일 동기식 IMT-2000 사업 육성방안을 발표한지 4일이 지나도록 관련업체는 뚜렷한 움직임이 없어 동기식 그랜드 컨소시엄 무산론까지 대두되고 있다.

동기식 그랜드 컨소시엄의 주도적 사업자로 지목됐던 포항제철은 "동기식 IMT-2000 사업은 사업성이 없는 것으로 판단돼 참여하지 않기로 했다"며 기존 입장을 고수했다.

포철의 유병창 홍보담당 상무는 "포철의 통신사업 진출의지는 변함이 없지만 결코 동기식 IMT-2000 사업에는 참여하지 않을 것"이라면서 "비동기식 사업자인 SK IMT에 12%의 지분으로 참여하고 있는 점을 감안, 비동기식 IMT-2000 서비스 과정에서 파생서비스 등을 검토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통부가 내심 그랜드 컨소시엄에 참여하길 희망하는 LG도 `동기식 참여불가' 입장에 변함이 없다.

LG IMT-2000 사업추진단의 이정식 상무는 정통부의 동기식 그랜드 컨소시엄 유도방안에 대해 "동기식 사업에 대한 인센티브로는 매력이 없다"며 평가절하한 뒤 "LG가 동기식 그랜드 컨소시엄에 주도적으로 참여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그는 그러나 "그랜드 컨소시엄에 어떤 업체가 참여하는지, 어떤 업체가 주도하는지 등 향후 진행추이를 예의주시할 것"이라면서 "필요에 따라서는 일정 지분을 참여하는 것도 검토할 수 있다"고 말해 여운을 남겼다.

그는 특히 LG텔레콤 매각의사를 밝힌 것과 관련해 "비동기식 사업권 탈락후 활로모색을 위한 여러방안의 하나로 LG텔레콤 매각안이 나온 것일뿐"이라면서 "이를두고 LG의 통신사업 포기로 받아들이는 것은 확대해석"이라고 말했다.

LG의 또다른 관계자는 "동기식 그랜드 컨소시엄은 정통부의 아이디어로 업체들의 의지와 거리가 멀다"면서 "그랜드 컨소시엄 구성은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통부와 함께 그랜드 컨소시엄 참여에 적극성을 보였던 퀄컴도 별다른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다.

퀄컴코리아의 박문서이사는 "정통부의 동기식 사업자 육성방안을 미 본사에 보고했으나 아직 답변을 받지 못했다"면서 "명분과 사업성이 있으면 그랜드 컨소시엄에 참여하겠다는 방침에 변함이 없다"고 종전의 입장을 되풀이 했다.

퀄컴의 최종 입장은 현재 미국을 방문중인 김성우 지사장이 귀국한 이후 구체적인 윤곽을 드러낼 것으로 보인다.

하나로통신의 경우 미 최대 이동통신 사업자인 버라이존사와 동기식 IMT-2000사업에 관해 협상중이지만 뚜렷한 성과를 얻지 못하고 있다.

관련기업들이 동기식 그랜드 컨소시엄 참여에 대해 여전히 냉담한 반응을 보임에 따라 정부가 의도한 그랜드 컨소시엄 성사여부는 불투명한 상황이다.(서울=연합뉴스) 이정내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