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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LB] '코리언 슬러거' 최희섭 - (1)

중앙일보

입력

꿈의 무대 메이저리그 정상급 투수로 우뚝 선 '코리언 특급' 박찬호(28)에 이어 장차 빅리그를 대표하는 강타자가 될것으로 기대되는 '코리언 슬러거' 최희섭(22).

투수라면 몰라도 타자로는 불가능하다는 고정관념을 깨고 그가 과연 빅리거가 되고 나아가 새미 소사나 배리 본즈 같은 스타가 될 수 있을까?

현재로서 그 대답은 매우 긍정적이다.

여기서 빠르면 올해 늦어도 24세가 되는 내년 시즌 빅리거가 될 최희섭의 지난 2년간의 마이너리그 시간들을 돌아보고 다가올 미래를 전망해 보았다.

◆ 1999년 - 자신이 대물(大物)임을 실력으로 입증하다

지난 99년 8월초 시카고 선 타임스가 당시 시카고 컵스 산하 마이너리그 유망주들이 주축을 이룰 '2002년 컵스 드림팀'을 예상했을때, 최희섭은 1루수 후보로 선정됐었다.

투수인 케리 우드, 우익수인 새미 소사등 기존 스타들과 함께 드림팀 일원이 되어 컵스의 부흥을 이끌 재목으로 기대됐던 것.

미 프로야구 정규시합 출전 경력이 2개월도 되지 않은 신인중의 신인이자 20세의 외국인 선수에겐 과분한 평가로 보였다.

1백2십만달러라는 계약금 액수가 반영된 기대감의 표현으로 볼 수도 있었다. 그러나 최희섭이 그 짧은 시간 동안 그러한 높은 평가를 끌어낼 수 있었던 이유는 그가 그라운드에서 보여주었던 그의 실력 때문 이었다.

최희섭은 그해 6월5일(이하 한국시간) 확대 스프링캠프의 루키군에서 싱글A 미드웨스트리그 랜싱 러그넛츠로 승격된 뒤 7월 31일까지 총 43 경기에 출장하여 3할3푼6리의 타율에 11홈런, 39타점의 빼어난 성적을 올렸다.

더욱 인상적 이었던 것은 4할5푼5리의 출루율과 7할1푼1리의 장타율로 최희섭은 자신이 힘과 세기를 모두 갖춘 매우 '가치있는 타자'라는것을 행동으로 보여주고 있었다.

그로부터 한달쯤 뒤인 9월초, 시카고의 유력지인 시카고 트리뷴도 "최희섭은 코리 패터슨, 카를로스 잠브라노와 함께 컵스의 미래를 짊어질 최고 유망주이며 마크 그레이스의 왕좌를 물려받을 후계자감이다."라며 최에 대해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데뷔 첫해에 머나먼 이국땅에서 언어를 비롯한 문화적 차이, 외로움 등을 이겨내며 거두고 있는 성적으로는 믿기지 않는 대단한 기록에 대해 시카고 현지 언론과 구단 관계자들이 주목하기 시작했던것.

당시 컵스 감독이었던 짐 리글맨은 "최희섭, 패터슨 같은 유망주들이 2001년 중반쯤 빅리거가 되어 소사등 기존 선수들과 한팀을 이루게 되면 우리에게도 기회가 있을 것이다."라고 했고 에드 린치 당시 단장도 "그가 싱글A에서 풀시즌을 뛰었다면 올스타에 뽑혔을 것이다."라고 말했으며, 데이브 와일드 당시 부단장은 "그는 오랫동안 컵스가 가졌던 선수들 중 가장 잘 다듬어진 선수이다."라는 말로 최희섭을 극찬 했었다.

시즌 내내 좋은 활약을 펼쳤던 최희섭은 결국 79경기에서 타율 3할2푼1리, 18홈런, 70타점, 71득점, 50볼넷, 출루율 4할2푼2리, 장타율 6할1푼의 성적을 남겼다.

최희섭의 성적은 같은팀 동료이자 전통의 美 야구전문지인 베이스볼 아메리카(Baseball America, 이하 BA)가 뽑은 99년 마이너리그 올스타 및 미드웨스트리그 올해의 선수인 패터슨과 비교해보면 더욱 분명해진다.

패터슨은 112경기에서 타율 3할2푼(리그 5위), 20홈런(3위), 79타점, 94득점(5위), 25볼넷, 출루율 3할5푼8리 그리고 장타율 5할9푼2리(6위)를 기록했다.

타율, 장타율 그리고 출루율 모두 최희섭이 앞섰으며다른 기록들은 비슷한 수준이다. 최희섭이 패터슨처럼 112경기를 뛰었다면 홈런은 25개 타점과 득점은 각각 100개정도를 올려 패터슨을 능가하는 성적도 가능했었다.

그의 이러한 빼어난 기록은 그해 가을 BA로 하여금 그를 '미드웨스트리그 탑10'이 되게했다.

BA의 마이너리그 '각 리그별 최고 유망주 탑10'은 BA가 선수들의 메이저리그에서의 성공 가능성과 시즌 성적을 기준으로 마이너리그 각팀 감독들의 견해를 반영하여 선정한 유망주 순위.

최희섭에 대한 높은 평가는 그가 선구안과 파워를 동시에 지닌 매우 드문 선수라는데 기인했다.

BA는 최에 대해 "최의 볼넷수에서 보여지는 선구안과 130미터 이상가는 홈런에서 보여지는 괴력은 감독들에게 깊은 인상을 주었다."라고 했으며 랜싱의 타격코치인 스티브 맥팔랜드씨도 "스트라이크존에 대한 이해력이 매우 뛰어나며 같은 투수에게 두번 당하지 않는 기술까지 가지고 있는 선수이다."라고 최희섭을 평가했다. 맥팔랜드씨는 최희섭을 싱글A 레벨에서 자신이 지도해본 선수중 가장 진보된 선수라는 격찬을 보냈다.

99년은 이렇게 한국에서 온 유망주 최희섭이 싱글A 레벨에서 더 이상 보여줄것이 없음을 입증한 한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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