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순위채(CBO)펀드에 자금 솔솔

중앙일보

입력

올들어 후순위채(CBO)펀드에 자금이 유입되고 있다.

21일 투신협회에 따르면 지난 17일 현재 CBO펀드 잔액은 11조3천53억원으로 지난 연말보다 1천55억원 증가했다. CBO펀드 잔액이 증가한 것은 지난해 10월 이후 4개월 만이다.

이는 이 펀드의 수익률이 10%를 웃돌아 5%대에 불과한 국고채에 비해 수익률이 높은 데다 정부의 자금시장 안정대책(산업은행을 통한 부실 회사채 인수 등)으로 부실채권의 부도위험이 크게 낮아졌기 때문이다.

또 하이일드펀드가 지난해 11월부터 본격 만기 도래하며 하이일드펀드 환매자금의 일부가 비교적 수익률이 높은 CBO펀드로 갈아타고 있다.

공모주 청약자격이 주어지는 CBO펀드 수익률은 후순위채의 수익률(11% 안팎)과 코스닥 공모주의 수익률을 더하는 방식으로 정해진다.

지난해 하반기 이후 기관투자가들이 코스닥 공모주 청약에 낮은 가격으로 참여함에 따라 올들어 코스닥에 등록한 종목들의 평균 수익률은 1백23%에 달하고 있다.

CBO펀드는 후순위채를 포함해 투기등급채권(투자등급 BB+ 이하)을 50% 이상 편입한 펀드로 대우사태에 따른 투신의 유동성 부족과 투신 부실채권 정리를 위해 지난해 2월 도입됐다.

이 펀드는 공모주 청약자격 이외에 이자소득세의 절반을 감면하는 혜택이 주어졌으나 지난해 하반기 이후 자금시장 경색으로 투기등급채권의 부도위험이 높아지고 투신의 유동성 우려가 제기되며 불안감이 확산됐다.

그러나 지난해 3분기 이후 크게 침체됐던 미국과 유럽의 투기등급 채권시장이 올들어 회복세를 보이고 있어 조만간 국내에서도 투기등급 채권에 대한 투자심리가 되살아 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현대투신운용 박성원 채권 전략팀장은 "CBO펀드는 최소한 2003년까지 투자 원리금을 떼일 염려가 없는데다 수익률도 높아 투자할 만하다" 며 "국고채와 금리차이가 크게 벌어진 지금이 투자 적기" 라고 강조했다.

정재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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