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총 앞두고 `외국인 투자가 모시기' 전력

중앙일보

입력

주총을 앞두고 국내 간판기업들이 외국인을 위한 사전 IR(기업설명회)를 실시하는 등 외국인 투자가의 동향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런 움직임은 지분율이 높아진 외국인 투자가들이 주총에서 상당한 힘을 발휘할 수 있게 되면서 외국인 대주주를 무시할 경우 주총도 제대로 이뤄질 수 없다는 위기감이 기업들 사이에 형성된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오는 25일부터 윤종용 부회장과 최도석 부사장이 1개팀씩을 이끌고 해외 IR에 나서 유럽과 동남아 등지를 순회할 예정이다.

삼성전자는 이번 IR에서 해외투자가들을 대상으로 34조3천억원의 매출을 올린 작년 실적을 설명하고 올해 투자 및 사업계획에 대해 설명할 것으로 알려졌다.

포항제철도 최근 외국인 지분이 50%를 넘어선 점을 감안, 해외 투자가에 대한 홍보와 IR 활동을 한층 강화키로 하고 내달 12일 `CEO(최고경영자) 포럼'을 뉴욕에서 열 계획이다.

포철 관계자는 "국내 투자가와 외국인 투자가에게 균등한 시간과 노력을 들여 접촉하고 있다"며 "지난해부터 회사 경영활동 내용을 국내.외 증시에서 동시에 공시하고 최고 경영진이 직접 투자가를 방문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외국인 투자가의 경우 해당 회사에 위임장을 써주는 경우도 간혹 있지만 대부분은 국내에 있는 대리인에게 지시해 지분권을 행사토록 한다"면서 "일부에서는 외국인 투자가와 국내 기관투자가의 분위기를 감지해 주총결과를 예상해보기도 하는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반면 현대전자의 경우 당초 외국인 지분율이 50%를 넘어설 경우 외국인 투자가를 위한 별도의 IR이 필요할 것이라는 지적이 있었지만 최근 외국인 지분율이 36%까지 떨어지면서 다소 안도하는 분위기다.

현대자동차 관계자도 외국인 지분율이 42%지만 실제 주총에 참여하는 곳은 10%를 갖고 있는 전략적 제휴선인 다임러크라이슬러 밖에 없을 것으로 보여 그다지 신경을 쓰지 않는다"고 밝혀 상반된 모습을 보였다. (서울=연합뉴스) 업계팀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