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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천년 잠자던 '불멸의 미인'을 만나다

미주중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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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캘리포니아 사이언스 센터 전시장에 서 있는 클레오파트라 석상. 알렉산드리아 지중해 해저에서 인양됐다. 지성과 미모를 갖춘 여성이자 권력의 실세로 프톨레마이 왕조의 마지막을 장식한 클레오파트라의 실체가 이번 전시회를 통해 알려진다. 김상진 기자

23일 오전 10시 캘리포니아 사이언스 센터(CSC).

"외모에 가려져 과소평가됐던 그녀의 진정한 내면의 미가 2300년만에 숨을 쉽니다."

사회자는 23일부터 일반에 공개되는 이집트 특별전의 목적을 한마디로 표현했다.

특별전은 수천년이 지나도 사라지지 않는 '불멸의 미인'을 앞세우고 있다. 프톨레마이오스 왕조의 마지막 여왕인 클레오파트라다.

제목은 '클레오파트라: 이집트 최후의 여왕을 찾아서'다.

자연탐사저널인 '내셔널 지오그래픽'과 국제예술전시회(AEI) 이집트시의회 이집트해저고고학회(IEASM)이 공동으로 개최하는 전시회에서는 7개 전시관에 150여개의 이집트 유물이 공개된다.

이번 특별전은 유혹녀 혹은 미모를 앞세운 야심의 여성으로만 평가되던 클레오파트라의 진정한 실체를 확인할 수 있는 좋은 기회다.

세 자녀의 어머니이자 지식인에 수개 언어에 능통한 외교가로서 스러져 가는 나라를 되살리기 위한 그녀의 선택을 엿볼 수 있다.

또 와전된 그녀의 진면목도 공개된다. 예를 들어 클레오파트라가 스스로 뱀을 가슴에 놓아 물려 죽었다는 설에도 의구심이 제기된다. 로마인들이 그녀를 깎아내리기 위한 소문이라는 것이다.

클레오파트라를 앞세운 이번 전시회가 특별한 까닭은 또 있다.

유물들 대부분이 알렉산드리아 지중해 심해에 잠자던 보물들로 미국 최초로 소개되는 진품들이다.

가장 오래된 유적 '나오스(Naos)'도 그중 하나다. 나오스는 고대 이집트에서 신상을 모시는 성스러운 석궤를 의미한다.

기원전 378년 부터 17년간 알레산드리아 인근 '죄악의 도시 (Sin of City)'라고도 불린 카노퍼스(Canopus)에서 신에게 제사하는 사당으로 쓰여졌다. 초기 기독교인에 의해 부숴졌으며 1940년에 알렉산드리아만에서 베이스와 뒷부분이 발견됐고 1999년에 아부키르 (Aboukir) 만에서 나머지 조각이 발견됐다.

유물의 마지막 부분을 발견한 '유럽해저고고학연구소'의 프랭크 고디오(Goddio) 소장은 "발굴 작업에는 엔지니어 사진사 고고학자 화학자등 거의 모든 직업의 전문가가 필요하다"면서 "클레오파트라가 만졌던 아름다운 유물을 발굴하고 다루는 것은 경이로운 경험"이라고 그녀를 되살리기 위한 노력을 설명했다.

고디오 소장은 지난 18년간 지진과 해일로 지중해 밑에 가라앉은 고대 알렉산드리아 항구와 바닷속의 고대도시 '헤라클레이온' 카노푸스 신전 등지에서 발굴 작업을 벌여왔다.

그의 발굴 성과에는 클레오파트라의 부친 프톨레미 12세의 머리를 새긴 스핑크스 조각상과 줄리어스 시저 안토니우스 클레오파트라가 머물렀던 알렉산드리아 동항의 궁전과 정원이 포함돼 있다.

해저에서 거대 항구도시도 큰 발굴 성과다. 기원전 300년 프톨레미 2세의 의해 건설된 항구는 대운하까지 갖추고 있을 정도로 잘 설계돼 있었다.

전시회의 1~4관까지는 이집트의 주요 도시들과 해일로 인해 입은 피해와 관련 유적들이 소개된다. 5~7관은 클레오파트라의 생애를 주제로 한다. 전시회에서는 유물 뿐만 아니라 유물 발굴 과정을 다룬 IMAX 영화도 상영된다.

AEI의 존 노먼 회장은 "클레오파트라의 사랑과 정치 매혹 비극적인 마감까지 2300년전 그녀의 세상속으로 현대인들이 들어갈 수 있는 올바른 길잡이로서 큰 의미가 있는 전시회"라고 평가했다.

이번 전시회는 23일부터 올해 12월 31일까지 열린다. 매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개장한다.

▶문의:(213)744-2019/(323)724-3623 캘리포니아 사이언스 센터

김병수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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