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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죄 어림없다 … 수성구 지키는 눈 699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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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2면

대구 수성구청 별관 5층의 ‘U-수성 CCTV통합관제센터’. 모니터링 담당 직원들이 CCTV 카메라에 잡힌 수성구의 도로·골목길 등을 감시하고 있다. [사진 대구 수성구청]

대구 수성구청 별관 5층 ‘U-수성 CCTV통합관제센터’. 구청 직원과 모니터링 요원 등 10여 명이 상황판을 주시하고 있다. 주요 도로와 상가·골목길·학교 등 수성구 지역 곳곳이 한눈에 들어온다. 사람들이 모여 있는 곳이 보이자 책상 앞에 놓인 모니터로 해당 지역을 확대해 살펴본다. 모니터링 담당인 조숙전(42·여)씨는 “상시 긴장을 늦출 수 없어 힘은 들지만 주민의 안전을 지키고 있다”고 말했다.

 수성구청의 CCTV통합관제센터가 개소 6개월 만에 ‘주민 안전 지킴이’로 자리 잡았다. 범죄 현장을 실시간으로 파악해 경찰에 신고하는 등 범인 검거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고 있어서다.

지난 15일 오전 3시17분쯤 남자 3명이 수성동 1가 도로변의 한 식당 창문을 부수는 장면이 모니터에 잡혔다. 근무자는 이를 파출소에 알렸고, 출동한 경찰관이 이들을 붙잡아 추궁한 결과 금품을 훔치려 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달 30일 오전 1시32분에는 수성구 상동 주택가 골목길에서 한 남자가 자전거를 끌고 나오는 것을 발견했다. 출동한 경찰이 현장을 뒤져 자전거 3대를 훔친 혐의로 범인 3명을 붙잡았다. 또 3월 29일 새벽에도 두산동 주택가 골목길을 서성거리던 남자 3명을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 잡고 보니 이들은 이곳 주변 식당 등지에서 23차례 금품을 훔친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이들 외 공범 2명을 추가로 검거하는 성과도 거뒀다.

또 최근 한 초등학교 등나무 밑에서 고교생 10여 명이 술을 마시는 것을 발견해 학교 측에 알려 귀가시켰다. 신고센터는 6개월간 범죄와 청소년 비행 사건 70여 건을 적발해 경찰과 학교 당국에 신고했다.

 통합관제센터는 지난해 11월 대구에서 처음 문을 열었다. 수성구에 설치된 699대의 CCTV를 감시하면 범죄현장을 적발하거나 예방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했다. 2009년 ‘안전도시 만들기’의 하나로 계획했지만 예산이 없어 미루다가 지난해 14억8000만원을 들여 구축했다.

U-수성 CCTV통합관제센터의 ‘U’는 ‘유비쿼터스(ubiquitous)’의 머리글자로 어디에서나 감시할 수 있다는 의미다. 이곳에는 모니터링을 담당하는 외주업체 직원 36명을 비롯, 구청 직원·경찰관 등 40여 명이 24시간 교대로 근무하고 있다.

이들이 확인하는 CCTV는 초등학교 교내 321대, 방범용 273대, 주정차위반 단속용 48대, 각종 시설물관리용 40대, 쓰레기 투기 감시용 4대 등이다. 범죄 수사나 단속을 위해 녹화만 하거나 CCTV 관리기관별로 보던 것을 구청 관제센터에서 통합해 운영하는 것이다. 주정차위반단속·시설물관리·쓰레기투기 감시용 CCTV를 범죄 예방이나 적발에 활용하면서 방범망이 확대되는 효과를 거두고 있다.

구청 측은 24시간 감시 사실이 알려지면서 범죄 예방에도 기여하는 것으로 분석했다.

 문제는 설치한 지 오래됐거나 학교 내 CCTV 중 화면이 일부 흐리다는 점이다. 어두운 곳에서도 명확하게 식별할 수 있는 고화질의 CCTV로 교체하는 작업이 시급하다는 것이다. 수성구청은 올해 CCTV 카메라 120대를 취약지역에 추가로 설치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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