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연구소 "미국경제 연착륙 한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삼성경제연구소는 10일 미국경제의 연착륙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망했다.

이 연구소는 `2001년 트렌드'(해외편) 보고서를 통해 올해 미국은 증시침체에다 소비위축, 기업수익률 하락 등이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IT(정보기술) 혁명효과 지속, 국제유가 안정세, 미국정부의 경기조절 능력 등을 감안하면 경착륙보다는 연착륙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연구소는 이번에 미국경제가 연착륙할 경우 미국 역사상 장기호황후에 경착륙을 피해가는 첫 사례가 된다고 밝혔다. 1860년, 1920년, 1960년대에는 각각 장기호황후 경착륙 했다.

삼성경제연구소의 박번순 수석연구원은 "미국경제 성장률은 작년 추정치인 5.2%에서 올해에는 3%로 하락해 체감경기가 안좋을 것으로 예상되나 이 정도의 하락은 경착륙에 해당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미국경제의 연착륙에도 불구하고 한국은 반도체, IT 등과 관련된 분야의 수출에 상당한 타격을 입는다"면서 "미국이 연착륙에 성공하면 우리경제의 큰 걸림돌이 제거될 것으로 낙관해서는 안된다"고 지적했다.

연구소는 이와함께 미국경제의 성장둔화에 따라 국제자금이 높은 성장률을 보이는 유로지역이나 경제 기초여건을 개선한 일부 신흥시장으로 들어갈 것으로 예측했다.

또 올해 유럽연합(EU)은 성장률에서 미국을 추월하고 신경제분야에서도 약진하며 일본은 지난 10년간의 장기불황 끝에 왔으나 거품경제의 후유증으로 느리게 회복할 것으로 내다봤다.

연구소는 아울러 인도네시아, 필리핀 등 동남아 국가들의 경우 정치 리더십 부재로 제2의 경제위기를 맞을 수도 있다고 봤다. 게다가 미국의 정권교체로 인해 국제정치와 통상질서가 다소 보수화되면서 동남아국가들은 더욱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전망했다.

연구소는 동남아국가들이 위기 극복과정에서 직면하고 있는 사회적 갈등도 잠재적인 경제위기 요인으로 꼽았다. (서울=연합뉴스) 윤근영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