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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써봤습니다] 팬택 베가레이서2 … LG전자 옵티머스LTE2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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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2면

이달 11일 팬택이 ‘베가레이서2’를 출시하면서 스마트폰 대전이 시작됐다. LG전자는 이르면 이달 중 ‘옵티머스LTE2’를 출시하며 본격적인 경쟁에 나선다. 삼성전자가 최근 공개한 ‘갤럭시S3’는 이달 말 유럽에서 출시된다. 국내에서는 다음 달 말 3G용 모델이 먼저 나오고 7월이 돼야 LTE용 모델이 출시될 예정이다. 2010년 6월 출시된 ‘갤럭시S’ 사용자들의 약정이 끝나는 시점이 돌아오면서 이들의 눈길을 끌려는 제조업체들의 경쟁이 달아오르고 있다. 이달 중 선보이는 LTE 스마트폰 2종(베가레이서2와 옵티머스LTE2)을 사용해보고 장단점을 짚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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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라 말하니 “뭘 검색?” 되물어

팬택 베가레이서2

“스마트폰 배터리가 너무 빨리 닳죠? 불편하다 못해 불안합니다. 이 문제를 해결하는 데 역량을 집중했습니다.”

 이달 3일 베가레이서2 공개 현장에 직접 나온 박병엽(50) 팬택계열 회장은 배터리 성능을 강조했다. 베가레이서2에는 퀄컴의 스냅드래곤S4를 탑재했다. 일명 원칩으로 불리는 스냅드래곤S4는 3G·4G 겸용 통신칩과 스마트폰의 중앙처리장치(CPU)인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를 하나로 모았다. 통신칩과 AP칩을 따로 쓰면서 발생하는 전력 소모를 줄일 수 있다.

 실제로 베가레이서2는 오래 갔다. 가득 충전한 상태에서 사용하지 않은 채 하루 종일 들고 다녀 봤다. 배터리는 거의 닳지 않았다. 무선인터넷을 연결해 두 시간가량 검색을 하고 음악을 듣고 동영상을 봤는데도 배터리가 절반 이상 남아 있었다. 팬택 측에 따르면 연속통화 시 9.5시간, 대기 상태에선 열흘 이상(245시간) 배터리가 버틴다고 한다. 베가레이서2엔 지금까지의 팬택 제품에 있던 것 하나가 없다. 화면 아래에 있던 홈 버튼이다. 홈 버튼은 화면 안으로 들어갔다.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 최신 버전인 아이스크림샌드위치(ICS)를 탑재하면서 생긴 변화다. ICS는 화면 아래 1㎝ 두께의 공간을 만들어 그곳에 홈 버튼, 취소 버튼, 실행 중인 프로그램을 보여주는 버튼을 넣었다. 동영상을 보거나 인터넷 검색을 해보니 이 부분이 눈에 걸렸다. 하드웨어 버튼을 없앤 탓에 4.8인치 화면을 100% 쓰지 못한다는 게 아쉬웠다. 그럼에도 갤럭시S나 아이폰 사용자에겐 화면이 크게 느껴질 만했다.

 반대로 베가레이서2엔 지금까지의 제품엔 없던 게 있기도 하다. 음성인식 기능인 스마트보이스다. 앱을 활성화시키자 “원하시는 것을 말씀하세요”란 말이 들렸다. “네이버”라고 말하자 “무엇을 검색하시겠습니까”라고 물었다. “날씨”라고 말하자 관련 콘텐트가 검색된 네이버 화면이 떴다. 이 기능으로 전화 걸기, 메시지 보내기,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글 올리기 등을 할 수 있다. 촬영 버튼을 누를 필요 없이 ‘김치’ ‘하나 둘 셋’ 같은 단어로 사진을 찍을 수도 있다. 아이폰의 시리(Siri)처럼 문장을 인식하진 못했다. 심플모드 기능도 처음으로 적용됐다. 이 기능을 선택하면 피처폰처럼 사용자환경(UI)이 간단하게 변한다. 스마트폰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에겐 편리할 듯했다.

 손에 쥐어봤다. 갤럭시노트나 옵티머스뷰가 한 손으로 쥐기 힘들었던 것과 달리 손에 착 들어왔다. 크기에 비해 무겁다는 느낌도 들지 않았다. 불편할 정도는 아니지만 다른 스마트폰과 비교했을 때 홈 화면이 덜 선명해 보였다. 배터리 소모를 줄이기 위해 콘텐트에 따라 자동으로 밝기를 조절하는 기술을 적용했기 때문이라 동영상을 볼 때는 차이가 없다는 게 팬택 측의 설명이다.

정선언 기자

말풍선 찍고 “김치~” 하니 사진 찰칵

LG전자 옵티머스LTE2

‘후광효과’는 원래 심리학 용어지만 최근 정보기술(IT) 분야에서도 자주 쓰인다. 성공한 제품의 특징을 다른 제품에 적용하려는 경우를 의미한다. 아이팟의 성공을 아이폰에 이어가는 애플의 전략, 윈도XP의 영향력을 활용한 마이크로소프트(MS)의 윈도비스타 전략 등이 대표적인 사례다. LG전자의 ‘옵티머스 LTE 2’는 ‘초콜릿폰’의 후광효과를 노렸다. 2007년 4월 출시한 초콜릿폰은 1년6개월 만에 ‘텐밀리언 셀러(1000만 대 판매)’를 기록한 LG 휴대전화의 최고 성공작이다. 이후 샤인폰·프라다폰 등이 초콜릿폰의 계보를 이었다. 옵티머스LTE2는 각진 모습이 초콜릿폰을 빼닮았다. 메탈 느낌의 검정 테두리를 장착해 고급스러운 멋을 살린 점도 유사하다. 직접 들어보면 ‘얇고 가볍다’는 생각이 든다. 화면 크기가 4.7인치로 4.8인치인 갤럭시S3와 비슷하지만 가로·세로 비율 16대9를 택해 날씬해 보인다. ‘갤럭시 노트’나 ‘옵티머스 뷰’처럼 가로가 넓은 5인치대 제품에 비하면 한 손에 쏙 들어오는 느낌이다.

 전원 버튼은 상단 테두리에, 뒤로 가기 기능은 중앙 물리버튼의 왼쪽에 있다. 삼성이나 애플의 기기를 써온 사용자들에겐 익숙지 않은 위치다. 전원을 켜자 부팅하는 데 4초 정도가 소요된다. 이어 부드러우면서 선명한 색감의 화면이 눈길을 잡는다. 사용자환경(UI)은 다양해졌다. 자물쇠 모양의 ‘잠금 해제(Unlock)’ 아이콘은 어느 방향으로 드래그해도 잠금이 해제된다. 잠금해제와 동시에 통화·메시지·카메라 등 원하는 기능을 곧장 실행하도록 세팅할 수 있다. 화면을 위에서 아래로 내리면 상단에 기능모음이 나타난다. 빠른 설정 편집을 누른 뒤 소리 설정·와이파이·3G/4G·밝기 등 10여 개의 기능 가운데 자주 사용하는 버튼을 모아놓고 쓸 수 있다. 그 밖에 위젯 크기 조절, 간편 폴더 관리 기능도 추가됐다.

 카메라에도 독특한 기능이 들어갔다. ‘타임머신 샷’을 선택하면 카메라 버튼을 누르기 전 1초간 찍은 장면 5장을 보여준다. 눈을 감거나 이상한 표정이 찍히는 ‘굴욕샷’을 방지하는 기능이다. ‘음성 인식촬영’도 있다. 화면 왼쪽에 말풍선 표시를 누르고 찍을 장면을 포착한 후 ‘김치~’라고 하자 ‘찰칵’ 하고 사진이 찍힌다. 버튼을 누를 때 기기가 흔들릴까봐 걱정할 필요가 없다.

 얇고 작게 만들었지만 램(RAM)은 웬만한 노트북 수준인 2기가바이트(GB)를 갖췄다. 최신 스마트폰은 물론 뉴아이패드나 갤럭시탭7.7과 같은 태블릿PC의 2배에 해당한다. 램은 가상의 메모리 공간으로 용량이 클수록 많은 프로그램이나 앱이 동시에 안정적으로 실행된다. LG전자 측은 “LG전자 스마트폰 중 최초로 통신칩과 AP칩을 하나로 통합한 원 칩을 채택해 두께가 얇아졌고 소모전력도 줄어 배터리 효율성이 40%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박태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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