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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행 청소년에 종합비타민·미네랄 먹였더니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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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이 사람의 성격에 영향을 준다는 이론이 있다. 특정 음식에 대한 과민증, 식품 첨가제, 설탕 과다 섭취, 미량영양소 부족, 지방산 부족, 저혈당 등이 폭력성·반사회성, 그리고 범죄와 관련 있다는 주장들이 그것이다.

미국 보스턴의 한 고교생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연구에 따르면 청량음료를 일주일에 5캔 이상 마시는 학생들은 음주량과 흡연량을 고려해도, 그렇지 않은 그룹에 비해 더 폭력적이었다. 그러나 청량음료가 폭력성을 유발하는 원인인지는 확실치 않다. 청량음료를 마시는 아이들이 사회적으로 좋지 않은 환경에 있는 아이들일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비타민이나 미량영양소(미네랄) 부족이 공격성·난폭성을 유발한다는 보고들이 있으며 이들 영양소를 보충해 주면 공격성·난폭성이 줄어든다는 임상시험 결과들도 있다. 수감 중인 범죄자를 대상으로 종합비타민과 미네랄을 복용하게 했을 때 폭력성이 30% 정도 감소했다고 한다.

벌을 받은 적이 있는 학생들을 대상으로 역시 종합비타민과 미네랄을 복용하게 하면 충동적 비행이 감소하고 벌을 받는 횟수가 반 가까이 줄었다고 한다. 아마도 세로토닌이란 물질이 부족하면 이러한 공격성·난폭성이 증가하는데 비타민B6(피리독신)나 엽산·마그네슘·아연 등이 부족하면 세로토닌 합성에 장애가 오기 때문으로 추측하고 있다.

한편 오메가3 지방산(특히 DHA)이 함유된 생선을 많이 먹으면 공격성이 감소한다는 주장도 있다. ‘주의력결핍과다행동장애’가 있는 아이들에서 오메가3와 오메가6 같은 필수지방산 농도가 낮다는 보고도 있지만 이들 지방산을 섭취하게 해도 치료에 도움이 되지는 않는다고 한다.

성격 문제가 아니라 건강을 위해 채식주의자가 되는 분이 많이 있다. 미국의 로버트 로빈슨은 유명한 채식주의 옹호자다. 그는 ‘배스킨라빈스31’ 창업자의 아들인데 아버지가 심장병으로 고생하는 것을 보고 채식주의자로 돌아서게 됐다. 32번째 배스킨 아이스크림을 만드는 것보다는 자신의 건강을 지키고 사람들에게 계몽하는 쪽을 선택하고 있다.

그런데 채식 위주의 식사를 할 때는 비타민B12·철분·칼슘 등이 부족할 수 있으므로 섭취에 신경 써야 한다. 비타민B12는 주로 육류에 포함된 영양소로, 부족하면 빈혈과 신경계 이상 등을 유발한다. 따라서 비타민을 복용하거나 비타민이 강화된 두유제품을 마시는 것이 좋다.

브로콜리·케일 같은 진녹색채소는 칼슘이 많이 함유된 식품이므로 많이 섭취하도록 하고 칼슘이 강화된 주스나 두유 등을 자주 먹는 게 좋다. 콩이나 시금치 같은 진녹색채소 등에는 철분이 많이 함유돼 있어 이들을 통해 철분 섭취를 해야 한다.

그러나 채소류에 함유된 철분은 흡수가 잘 안 되는 편이므로 많은 양의 섭취가 필요하다. 비타민C는 장에서 철분 흡수를 촉진해 주므로 딸기·귤·토마토·브로콜리같이 비타민C가 많은 채소를 같이 먹는 게 철분 보충에 도움을 준다.

육식동물이 채식동물보다 더 난폭하다는 것은 잘 알려져 있지만 과연 사람이 육식을 많이 하면 더 난폭해지는지는 확실치 않다. 그러나 난폭성에 미치는 음식의 영향은 일부에 불과하며 그보다는 심리적 요인이나 사회적 요인들이 더 중요하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원장원 경희대 의대 교수 가정의학 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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