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애물이면 몰라도, 우리네 가족 드라마라면 대개 고부간의 갈등, 부모자식 간의 갈등 같은 수직관계에 초점을 맞추게 마련. 그러나 SBS 신년특집극‘용띠 개띠’(1일 오전 10시40분) 의 시도는 좀 다르다.
택시운전을 하면서 만화가를 꿈꾸는 용띠 남자 용두(손현주) 와 개띠 여자 견숙(김현주) 이 택시 기사와 손님의 관계로 만나 처음에는 싸움을,다음에는 사랑을 벌이는 도입부는 마치 알콩달콩한 연애물 같다.
하지만 인간사가 다 그렇듯 정작 본론은 ‘연애 이후’에 모습을 드러난다.
상견례 첫날부터 다툼을 벌인 양가 부모들의 관계나 결혼 후 몇 해가 지나도 아기가 들어서지 않는 고민은 분홍빛 연애감정을 점차 스러지게 만드는 가정사들. 견숙은 드디어 임신을 하지만 경사도 잠깐이다.
견숙의 몸에서 암세포가 자라는 것을 알게 된 용두는 사실을 숨긴 채 견숙에게 아기를 떼자고 요구한다. 생활 속에 묻히기 쉬운 가족의 의미와 소중함을 부부관계에 무게를 두고 그려나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