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 총수들, "위기는 곧 기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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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계 총수들은 2일 신년 메시지에서 "올해 경제사정이 둔화되겠지만 위기는 곧 기회가 될 것"이라고 강조하고 구조조정과 기술 경쟁력 확보를 통해 경제위기를 극복해 나갈 것을 당부했다.

삼성 이건희 회장은 "디지털 리더로서 세계 1등 제품을 30개 이상으로 늘리고 구조조정을 일상화하겠다"고 밝혔고, SK 손길승 회장은 글로벌화된 혁신적 마케팅회사로의 변신을 통해 `시장을 만드는 회사'가 돼야 한다고 선언했다.

현대.기아차 정몽구 회장은 "긴축.유연.위험관리 경영을 통해 양사가 302만대 판매, 35조원 매출을 당성하자"고 독려했다.

▲삼성 이건희회장= 지난 2000년은 남북관계가 급진전됐지만 대기업이 부실화되는 등 정치.경제적으로 큰 충격과 변화가 있었다.

또 시장의 준엄한 잣대가 기업운명을 결정하고 방만과 자만이 기업을 망하게 할 수도 있다는 교훈을 체득하는 계기가 됐다.

올해는 경제성장이 둔화되는 가운데 구조조정을 마쳐야 하는 절박한 상황이 전개되면서 위기의 재연이냐, 극복이냐를 결정하는 분수령이 될 것이다.

이에 따라 구조조정을 다시 한다는 각오로 기술, 제품, 사람, 경영시스템에서 모두 세계 최고의 경쟁력을 확보하고 디지털 리더로서의 역량 축적에 경주하겠다.

특히 현재 12개인 세계 1등제품을 2005년까지 30개 이상이 되도록 월드베스트전략을 추진하는 동시에 기업의 질적 가치를 세계 최고 수준으로 높인다는 전략 아래 선택과 집중을 통한 `전략경영'을 실천하고 구조조정을 일상화해 한계상황에서도 살아남을 수 있는 원가경쟁력을 확보하겠다.

또 권한을 대폭적으로 넘기되 과감한 보상과 엄정한 책임이 뒤따르도록 하는 `책임경영체제'를 공고히 하겠다.

▲SK 손길승회장= 작년에는 구조조정 성과가 가시화되고 IMT-2000사업의 성공적인 진입, 신세기통신 인수, SK글로벌의 마케팅 전문회사화, SK생명의 국민.한덕생명 합병 등의 성과를 거뒀다.

그러나 올해는 세계경제가 둔화될 것이고 제2의 경제위기를 거론할 만큼 불안한 상황이지만 난관은 오히려 기회가 될 것이다.

향후 10년간은 에너지.화학분야가 버팀목이 되고 금융.물류.서비스 등 기반사업의 경쟁력 제고와 온-오프라인 결합을 통한 기존사업 경쟁력을 높여야 할 것이다.

특히 세계 일류기업이 되기 위해서는 글로벌화되고 혁신적인 마케팅 회사(Globalized Innovative Marketing Company)로 표현되는 신개념 회사로 변신해야 한다.

글로벌한 마케팅 회사는 전세계 소비자를 대상으로 독창적이고 혁신적인 제품과 서비스로 고객가치를 창출하는 회사를 의미하는 만큼 우선 `중국 속의 SK'를 창출하고 나아가 동아시아의 마켓 리더로 성장해 나가야 할 것이다.

특히 세계 정보통신업계의 강자로 입지를 다지고 생명과학 등 신규사업을 성장축으로 육성하는 한편 고객 위주의 사업을 통해 `시장을 만드는 회사'가 돼야 한다.

▲현대.기아차 정몽구 회장 = 작년의 큰 성과라면 미국시장에서의 판매 증대 및 이미지 제고에 따라 머지 않아 일류메이커로 도약할 수 있다는 확신을 갖게 된 것이다.

그러나 올해 경영환경은 내수시장에서의 수입차 판매 증대와 일본업체 진출, 미국의 경기 부진 등으로 작년보다 어려워질 것으로 보이지만 불굴의 도전정신으로 수출 증대를 통해 위기를 기회로 활용해야 한다.

금년 현대가 186만대 판매에 22조원 매출, 기아가 116만대 판매에 13조원 매출 등 양사를 합쳐 전년보다 10% 이상 늘어난 302만대, 35조원 목표에 도전하자.

이를 위해 마른 수건도 다시 짠다는 긴축경영과 수급계획을 탄력적으로 운영하는 유연경영, 위험관리경영 등 3가지 경영방침 아래 모든 조직이 권한과 책임을 위임받아 자율.능동적으로 움직이는`수평경영' 체제를 정착해야 한다.

특히 신차 개발 단계부터 품질향상을 꾀해 빠른 시일 내에 `5년 무고장 보증차'를 개발하고 2005년까지 세계 5위 수준의 생산성을 실현, 2010년에는 장기비전대로 세계5대 자동차메이커로 성장해야 한다. (서울=연합뉴스) 강의영.정준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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