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본격 내리막길 들어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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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가 본격 하강국면에 들어서고 있다. 생산.소비.투자 등 실물 경제지표들이 큰 폭으로 떨어지고 있는 것이다.

움츠러든 소비.투자심리 탓에 국내에서 물건이 덜 팔린 데다 수출도 크게 둔화됨에 따라 기업들이 생산활동을 그만큼 줄였기 때문이다.

29일 통계청 발표에 따르면 11월 중 산업생산은 내수.수출 부진으로 자동차.컴퓨터 등의 생산이 줄면서 지난해 같은 달에 비해 6.4% 증가하는 데 그쳤다.

산업생산은 1999년 2월(5.1%) 이후 줄곧 두자릿수의 증가율을 유지하다가 이번에 10% 밑으로 떨어졌다.

소비를 나타내는 도.소매 판매증가율은 자동차 판매 감소와 도매업 매출부진으로 98년 12월(- 3.6%) 이후 가장 낮은 3.2%를 기록했다.

설비투자도 컴퓨터.통신기기 등에 대한 투자가 급감하면서 지난해 같은 달에 비해 1.3% 줄어들었다.

투자가 98년 12월(- 18.0%) 이후 처음으로 감소세로 돌아선 것은 내년 경제에 대한 불안감으로 기업들이 투자규모를 줄이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제조업 평균가동률도 75.8%로 하락, 지난해 5월(75.2%) 이후 최저수준을 보였다.

지난달 국내 건설수주도 주택발주 부진과 철도 및 궤도공사 발주감소에 따라 지난해 같은 달보다 7.5% 감소했으며, 특히 공공사업자 발주 건설수주는 30.4%나 급감했다.

박화수(朴華洙)통계청 경제통계국장은 "소비와 수출이 둔화된 데다 대우자동차 부평공장의 가동중단 등의 영향으로 실물지표가 상당히 악화됐다" 며 "여러 지표들이 석달째 떨어지고 있는 만큼 경기 하강국면으로 볼 수 있다" 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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