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계열사 직원들 출퇴근시간 제각각인 이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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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본무

“제품 구상뿐 아니라 업무 전반에 걸쳐 선도적인 발상을 해달라.”

 구본무(67·사진) LG그룹 회장이 8일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에서 열린 그룹 ‘임원 세미나’에서 이런 주문을 했다. 경쟁사보다 제품과 서비스를 빨리 내놓는 것뿐 아니라 임직원들이 하는 일 하나하나에서 남들이 생각지 못한 아이디어를 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이어 “요즘 남다른 가치로 시장을 선도하려면 우리 체질에 근본적 변화가 있어야겠다는 생각을 많이 한다”며 “고객가치를 염두에 두고 우리만의 방식으로 차별화된 경쟁력을 만들어 나가자”고 말했다.

이는 애플처럼 시장을 선도하는 기업만이 살아남을 수 있다는 위기감에서 기인한다. 구 회장의 발언에 대해 LG의 한 임원은 “모든 업무에서 창의적이고 선도적인 발상을 하는 식으로 체질 전환이 이뤄져야 제품과 서비스에서도 시장을 선도할 수 있다는 게 구 회장의 생각”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LG는 최근 총수의 이 같은 생각에 맞춰 조직과 근무 환경을 바꾸고 있다. 얼마 전 트윈타워 안에 직원들이 자유로이 이용하며 사색을 할 수 있는 공간 ‘오아시스 캠프’를 만든 것이 그런 사례다. LG는 또 계열사별로 출퇴근시간을 개개인이 정하는 등의 각종 유연근로제를 도입해 나가고 있다. 지주회사인 ㈜LG 안에는 ‘기술협의회’를 만들었다. 이달 안으로 시너지팀도 새로 만들 계획이다. 두 조직 모두 LG그룹 계열사 내에 흩어져 있는 기술들을 효과적으로 융합해 소비 트렌드를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한다.

 ‘시장 선도’와 관련, 구 회장은 국내 통신사 중 최초로 LTE 전국망을 구축한 유플러스의 사례를 자주 강조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통신업계 3위 업체이지만, 발 빠른 행보로 시장 흐름을 유리하게 전개하고 있는 점을 눈여겨봐야 한다는 것이다. 이에 맞춰 LG전자는 올 하반기 중 출시 예정이던 OLED TV 출시 시기를 최대한 앞당기기로 했다.

 구 회장은 이날 세미나에서 “앞으로 LG의 인재 확보와 정착에 최고경영자(CEO)들을 필두로 경영진들이 직접 나서주시길 바란다”며 인재 확보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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