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전자 ADSL장비입찰 탈락에 '발끈']

중앙일보

입력

한국통신 초고속인터넷 ADSL(비대칭디지털가입자망) 장비 입찰에서 탈락한 현대전자가 세계무역기구(WTO)와 공정거래위원회에 수주업체인 노텔 네트웍스사(캐나다)를 반덤핑 금지규정 위반혐의로 제소키로 방침을 정하는 등 입찰결과에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현대전자는 최근 실시된 총 132만 회선 규모의 내년도 상반기 ADSL 장비입찰에서 캐나다 장비회사인 노텔네트웍스사가 종전 공급가보다 28% 낮은 덤핑가격으로 입찰해 수주업체로 선정됐기 때문에 1월중으로 제소할 계획이라고 27일 밝혔다.

현대측은 다른 수추업체인 알카텔(프랑스), 시스코시스템즈(미국)에 대해서도 법률적인 대응을 검토중이라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현대측은 유국상 네트워크사업본부장이 지난 26일 한국통신 본사 조달본부를 항의방문하는 한편 이날 오후 `한국통신 ADSL 장비 입찰결과에 대한 건의'라는 항의서한을 임직원 및 협력업체 명의로 정보통신부에 전달했다.

현대측은 건의서를 통해 '국내 중소 벤처기업들과 공동으로 독자적인 ADSL기술을 개발했고 지난 1년간 한국통신이 구축한 ADSL망중 30%를 넘는 국산장비를 공급한 현대전자가 탈락한 것은 도저히 납득할 수 없다'며 '이로인해 1천억원 상당의 재고부품이 생긴 것을 비롯해 국내장비업체들이 존립기반을 잃게 됐다'고 성토했다.

현대측은 또 `한국통신이 장비공급업체의 기술,기여도 및 사업수행능력을 가늠하는 적정한 평가기준 없이 낮은 공급가만을 기준으로 국내업체인 삼성과 외국업체 3개를 선정해 결국 외국에 대한 기술의존도가 심화될 것'이라며 관계당국에 재입찰을 강하게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한국통신측은 '국가계약법에 명시된 최저가 낙찰제에 의해 4개의 장비공급업체를 선정한 결과 현대전자는 5번째로 낮은 가격을 제시, 입찰에서 탈락했다'며 '벤치마킹 테스트 결과 외국업체들의 경우 품질이 전혀 뒤떨어지지 않고 자체적인 비용을 줄여 제시가격을 낮춘 것이기 때문에 `덤핑'주장은 말이 되지 않는다'고 반박했다.(서울=연합뉴스) 김범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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