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되돌아 보는 2000 증시] 외국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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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들어 외국인들은 거래소 시장에서 11조3천8백72억원을 순매수해 1992년 증시 개방 이후 가장 많이 사들였다.

외국인 매수가 뒷받침되지 않았다면 8조6천억원을 넘는 기관 매물과 3조8천억원에 이르는 개인 매물로 인해 종합주가지수는 현 지수대의 절반 수준으로 곤두박질쳤을 것이다.

외국인들의 시가총액 비중은 연초 21.9%에서 29.7%로 상승했다. 이에 따라 외국인들의 매매 동향이 바뀔 때마다 국내 증시의 등락이 엇갈리는 현상이 심화됐다.

한국증권연구원이 최근 3년간 동조화 정도를 조사한 결과, 다우지수가 10 포인트 오를 때 종합주가지수는 6 포인트 올랐으며 나스닥지수가 10 포인트 오를 경우 코스닥지수는 3 포인트 상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외국인 보유 비중이 50%를 넘는 삼성전자 등 반도체 주식은 미국의 반도체 주가 움직임에 그대로 연동됐다.

문제는 내년 외국인 투자가 올해와 같은 순매수 기조를 보이기 힘들며,오히려 매도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국내 경제가 세계 경기 둔화에 직격탄을 맞아 경착륙할 경우 외국인들은 매도로 대응할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12월 14∼20일)미국 주식형 뮤추얼펀드에서 1백92억원이 순유출되며 주간 단위로는 사상 최대의 자금이 빠져 나간데서 알 수 있듯 전세계 증시의 유동성 부족 현상이 심화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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