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하는 마음의 ‘기적’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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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9호 27면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새벽에 일어났다. 창문을 열고 신선한 공기를 마셔보았다. 콧속을 지나 폐부 깊숙이 전해지는 청량한 감이 느껴진다. 감사함이 아련히 배어든다. 절로 합장을 하게 된다. 도량을 청소하면서도 감사한 마음은 계속됐다. 빗자루를 잡고 있는 손에 감사했다. 자유롭게 걸어다닐 수 있는 발에 대해서도 감사하는 마음을 가졌다. 감사로 바라보니 모든 것이 감사했다.

삶과 믿음

이런 마음 때문인지 푸른 줄기 위로 피어나는 화초들이 마치 활짝 웃는 것 같았다. 주변을 지나치는 사람들도 밝게 보였다. 경쾌한 발걸음을 내딛고 있다는 걸 알게 됐다. 내가 그렇게 보니 그렇게 보였다. 알게 모르게 전해지는 천지만물에 대한 감사함이 그대로 전해졌다. 누구에게나 똑같이 부여된 시간이지만 감사한 마음으로 바라보니 행복했다.

아침에 사무실에 출근해 회의를 하면서도 이 마음은 계속됐다. 회의를 마치고 느긋한 마음으로 출장을 떠났다. 주변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들이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감사함이라는 것을 알았다. 천안에서 만난 단국대병원 기획조정실 김기호 기획팀장도 감사를 실천하고 있었다. 그와 대화를 하면서 따뜻한 심성을 발견했다. 서로를 이해하고 용서하면 감사한 일이 일어나더라는 것이다. 그는 갈등요소를 해결하는 원동력이 감사한 마음에 있다고 말했다. 그의 말에는 깊은 울림이 존재했다.

“직원들을 관리할 때 한 가지 기준으로 하면 좋은 성과를 낼 수 없습니다. 직원들 생각이 다 다르기 때문에 그들의 마음 상태와 심정을 살피는 게 필요합니다. 마음공부를 하다 보니 직원들에 대한 감사심이 저절로 우러나왔습니다.” 그는 직원들에게 감사한 마음을 가졌다. 직원들의 원활한 업무 협조로 프로젝트를 성공으로 이끈 것도 한 요인으로 작용했다. 직원들도 그에게 감사한 마음을 갖고 있었다. 동기를 부여해줬다는 데 대한 감사함이다. 서로가 서로를 격려하는 아름다움이었다.

문제 해결을 시도할 때 감사한 마음을 갖는 그의 태도는 결국 환자들을 위한 서비스와 연결됐다. 환자들에게 좋은 병원, 환자들에게 혜택을 주는 병원의 이미지를 심어줬다. “감사심에 바탕해 병원 운영시스템을 잘 가동하는 것이 환자들을 돕는 일입니다. 병원 관계자들도 환자들에게 잘하면 서로 복 짓고 상생을 할 수 있습니다.”

그는 바쁜 직장생활 속에서도 병원과 지역사회의 연계 작업을 계속하고 있다. 10년 동안 지역 사회복지단체에 후원을 계속하고 있는 것도 그만의 약속이다. 감사한 마음을 지역사회로 연결시키고 있는 것이다. 세상과 함께 하려는 그만의 지혜로움이다. “감사심으로 생활하다 보니 어떤 문제라도 해결된다는 걸 체험했습니다. 대가를 바라고 한 일은 아니지만 많은 은혜를 받고 있습니다. 감사심으로 생활하다 보니 앞길이 열리기 시작했습니다. 앞으로도 감사하는 생활을 계속 해야지요.”

이러한 감사한 마음은 누가 만드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만든 것이다. 그는 5분의 3만 뜻에 맞아도 행복해했다고 말했다. 그러다 보니 행복한 일들이 다가오기 시작했다. 이처럼 우주의 모든 변화는 나를 중심으로 일어난다. 내 현실에 최고로 만족하는 것도 자기 자신이다. 그러므로 공평하게 부여된 시간을 잘 활용해야 한다. 감사하는 생활을 하는 데 시간을 할애한다면 인생이 달라진다. 감사로 하루를 연다면 행복한 에너지를 충전받게 된다. 감사하는 생활이 지속되면 놀라운 변화를 체험하게 된다. 어제의 감사함이 오늘의 감사함으로 이어진다. 행복의 문을 여는 열쇠는 자신이 갖고 있기 때문이다. 그와의 짧은 만남은 감사의 메시지였다.



육관응 원불교신문 편집국장. 글쓰기·사진을 통해 명상과 알아차림을 전하고 있다. 숲과 들을 접시에 담은 음식이야기, 자연 건강에 관심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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