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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리수매 끊어도 재배 늘렸다 … 영광의 역발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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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지난해 5월에 열렸던 ‘영광 찰보리문화축제’ 행사장을 찾은 관광객들이 노란 유채꽃이 어우러진 영광군 군남면 지내들의 보리밭을 거닐고 있다. [사진 영광군]

전남 영광군 군남면 지내들과 옹기·돌탑공원에서 5~6일 제2회 영광 찰보리 문화축제가 열린다. 전통의 재현과 체험 프로그램 중심으로 꾸며진다. 소 쟁기질과 써레질 등을 시연하고 보리타작과 보리밭 보물 찾기, 딱지치기 등을 하며 어른들은 향수를 느끼고, 어린이들은 추억을 만들 수 있다. 300명 분의 찰보리밥도 비벼 나눠 먹는다. 황금보리돼지·청보리한우·보리막걸리·보리순차·보리빵 등도 판매한다. 행사장인 지내들은 44만㎡의 평야에 보리와 유채가 어우러져 그 사이로 난 길을 가족이나 연인끼리 걸어도 좋다. 옹기·돌탑공원은 2700여개의 옹기 조형물과 8기의 돌탑이 있다.

 찰보리 문화축제는 영광군의 보리와 관련 산업을 홍보하기 위해 지난해부터 열리고 있다. (문의:영광군 문화관광과 061-350-5752, 군남면사무소 061-350-4950)

 찰보리의 전국 최대 주산지인 영광은 땅이 비옥하며 배수가 양호한 데다 출수기인 4~5월 강수량이 적어 보리 재배에 유리하다. 보리의 장점만을 취한 찰보리는 전국에서 처음으로 1994년 영광군 군남면 월흥리에서 집단재배하기 시작했다.

 정부는 지난 5년간 정부약정 보리수매 물량을 연차 별로 감축하고, 단계적으로 수매가를 인하해 왔다. 올해부터는 정부 약정수매를 완전 폐지했다.

그러나 영광군은 역발상으로 보리를 집중 육성하고 있다. 보리수매 폐지에 대해 발 빠르게 대처해 2008년부터 245억원을 투자, 보리식품산업 등을 키우고 있는 것이다. 군남농협에 보리 제분 공장을 설치, 수입 밀가루를 대신할 수 있는 찰보리 가루를 생산하고 있다. 이 찰보리 가루로 만든 빵·호두과자·고추장·된장과 보리 막걸리, 보리순 차 등을 출시했다. 아울러 발아시킨 것 등 다양한 보리쌀을 상품화했다. 또 청보리로 사료를 만들어 먹인 청보리한우와 황금보리돼지 같은 고급 축산물 브랜드를 육성하고 있다.

 의사 출신인 정기호 영광군수는 “보리는 웰빙 먹거리를 선호하는 사회적 흐름과 딱 맞는다”며 “찰보리쌀은 베타글로칸·철분 함량이 많아 콜레스트롤을 낮추고, 심혈관 질환과 당뇨의 예방과 치료에 좋다”고 말했다.

전북 군산에서도 2~6일 ‘제7회 꽁당보리축제’가 펼쳐진다. 농촌이 아닌 도시 지역에서 열리는 이색 보리축제다. 군산시 미성동 주민센터 앞에는 30만㎡ 규모의 보리밭이 조성돼 있다. 이제 막 이삭이 패기 시작한 보리와 유채가 함께 어울려 푸른 바다처럼 장관을 이룬다. 보리밭은 아파트가 밀집한 도심 나운동·수송동에서 5분, 시청에서 10분 거리일만큼 가깝다. 온 가족이 함께 즐기면서 옛 향수를 불러 일으키는 참여형 프로그램이 많아 매년 10만명 이상이 찾아 온다.

 군산 꽁당보리축제는 이벤트회사들이 주도하는 다른 축제와 달리 지역 농민 100여 명이 행사를 기획, 진행한다. 보리 파종과 보리음식 솜씨 경연, 화분 만들기 등을 체험 할 수 있다. 꽁당보리 가수왕 경연, 꽁당보리 아줌마 선발대회도 한다. 군산시청 사진 동호회원들이 즉석 사진 촬영 도 해준다. 문의: 군산시 농업기술센터(063-450-3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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