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츠하이머병 백신 동물실험 성공

중앙일보

입력

작년에 개발된 알츠하이머병 예방-치료 백신이 동물실험에서 효과가 입증되었으며 현재 알츠하이머병 환자를 대상으로 임상실험이 진행중이다.

미국 사우스 플로리다대학과 캐나다 토론토대학 연구팀은 과학전문지 네이처 최신호에 발표한 별도의 연구보고서에서 유전자 조작을 통해 알츠하이머병과 유사한 증세를 유발시킨 쥐들을 대상으로 이 백신을 실험한 결과 쥐들의 기억력이 현저히 향상되었다고 밝혔다.

이 백신은 알츠하이머병의 특징적 병변인 아밀로이드 플라크라는 단백질의 퇴적을 차단하는 것으로 앞서 발표되었다.

문제는 알츠하이머병의 대표적인 증세인 기억력 상실도 막아 줄 수 있느냐는 것이다. 이에 대한 해답을 얻기 위해 이 두 연구팀은 유전자 조작을 통해 뇌에 아밀로이드 플라크가 형성되는 동시에 기억력이 크게 감퇴하는 일단의 쥐들을 만든 다음 이들중 일부에만 백신을 투여하고 물속에서 헤엄치다 물밑에 감추어진 디딤대를 찾아가는 기억력 테스트를 실시했다.

이 유전조작된 쥐들은 처음에는 물밑의 디딤돌을 기억하지 못하고 헤맸는데 백신을 반복적으로 투여하자 백신이 투여되지 않은 쥐들에 비해 훨씬 디딤돌을 잘 찾아냈다. 보통쥐들과 실력이 거의 같게 나타난 경우도 여러번 있었다.

사우스 플로리다대학의 데이브 모건 박사는 백신이 투여된 쥐들은 디딤돌의 위치를 배우는데 시간이 다소 걸렸으나 나중에는 보통쥐들과 마찬가지로 디딤돌을 잘 기억해냈다고 밝혔다. 이 백신은 면역체계로 하여금 뇌에 쌓인 아밀로이드 플라크를 공격하도록 만들어졌는데 실제로 이 쥐들의 뇌에 축적된 아밀로이드 플라크의 양이 줄어들었다고 모건 박사와 토론토대학의 피터 세인트조지-하이슬럽 박사는 말했다.

이 백신은 지난 7월 알츠하이머병 환자들을 대상으로 안전성을 확인하기 위한 예비 임상실험에서 안전성이 입증되었으며 현재는 아일랜드의 일런사(社)와 미국의 아메리칸 홈 프로덕트사(社)의 후원아래 이 백신의 효과를 확인하기 위한 임상실험이 진행중에 있다.

이 동물실험 결과에 대해 미국알츠하이머병학회 고문인 제이븐 카차투리안 박사는 이 백신이 알츠하이머병 치료에 돌파구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논평했다.

그러나 이 백신이 사람에게도 효과가 있을지 그리고 알츠하이머병 환자의 언어기능, 판단능력같은 정신기능 손상이 동물실험에서 다루어질 수 없었던 것이 문제라고 그는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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