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구슈퍼리그] 신치용-강만수, 연막작전 가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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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참, 그 말을 정말 믿어요?"

현대자동차 강만수 감독은 요즘 `현대차가 가장 강력한 우승후보'라는 말만 나오면 역정부터 낸다. 오히려 전력이 예전같지 않아 죽을 맛인데 왜 자꾸 `바람을 넣느냐'는 항변.

이에 홍석민, 정승용, 강병화, 신경수, 송인석 등 `거물급' 신인들을 거론하면 "주포 이인구가 부상중이고 슈퍼리그 같은 큰 경기 경험이 없는 신인들을 어떻게 믿느냐"고 되레 따진다.

그는 이쯤되면 "삼성화재 멤버만으로도 대표팀 2개를 만들 수 있다"고 화살을 돌린다. 그러나 강 감독의 `엄살'은 라이벌 삼성화재 신치용 감독에 비하면 초보 수준도 못된다.

신 감독의 연막작전은 전문가들조차 무릎을 칠 정도로 정평이 난 지 오래. 별명이 좋게 말해 `제갈공명'이지만 다른 감독들은 `꾀보', 또는 심지어 나쁜말도 한다.

신 감독이 최근에 발표(?)한 대표적 작품은 김세진의 부상. "김세진의 무릎이 고장나 큰일났다"는 식으로 일부 언론에 크게 보도됐으나 이를 곧이곧대로 믿는 사람은 코트 안팎에서 거의 없다.

주전 부상은 신 감독이 이미 몇 년 전부터 즐겨온 메뉴이기 때문. 익명을 요구한 한 실업팀 감독은 "다른 팀 선수들의 자만심을 부르고, 동시에 팀 분위기를 바짝 조여 장기 레이스에 대비하려는 다목적 카드"라고 분석했다.

슈퍼리그 개막을 앞두고 연례행사로 벌어지는 감독들의 연막작전은 또다른 볼거리임에 틀림없지만 순진한 팬들은 조심할 필요가 있다. (서울=연합뉴스) 김재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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