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LB] MLB 구장분석 (10) - 세이프코 필드

중앙일보

입력

세이프코 필드
(Safeco Field)

건축 : 1999년 7월 15일
해발 : - 0.7m
표면 : 천연잔디
관중석 : 47,145
펜스 : 좌측부터 100m-119m-123m-118m-99m

▶ 역사 & 특징

1977년 창단된 시애틀 매리너스는 지난해까지 홈구장으로 '킹 돔(King Dome)'을 사용했다. 킹 돔은 매리너스 뿐만 아니라 미프로풋볼 NFL의 시애틀 시호크스의 홈구장이기도 했다. 사실 관중석의 배치만 놓고 봐도 킹 돔은 야구보다는 풋볼을 염두해 두고 지어진 것이었다.

94년에는 경기 도중 천장의 타일이 떨어지는 바람에 선수와 관중들이 기겁하는 일이 발생했다. 그러나 곧바로 파업이 일어났고, 덕분에(?) 시애틀은 즉시 천장보수공사를 할 수 있었다.

지난해 7월 15일 완공된 세이프코 필드는 6천억원 이상이 들어간 초현대식 구장이다. 신고전주의 건축양식으로 지어졌다는 세이프코 필드는 천연잔디와 함께 개폐식 지붕을 가지고 있다. 지붕은 기본적으로 열려 있지만, 열린 상태에서도 관중의 47%는 비를 피할 수 있다.

4억1천5백만달러의 공사비가 예상됐던 세이프코 필드는 실제로 총 5억1천760만달러의 돈이 들었다. 덕분에 시애틀의 구단주는 약속했던 것보다 1억달러가 더 많은 1억7천5백만달러의 비용을 지불하는 아픔을 맛봤다.

현재 세이프코 필드는 3억4천만달러를 부담한 킹 카운티 지방정부의 소유이다. 매리너스 구단은 20년 계약을 통해 2019년까지 사용권을 보장받았다.

구장의 이름이 '세이프코'가 된 이유는 종합금융회사인 '세이프코(Safeco)'가 향후 20년동안 매년 1천8백만달러를 지불하기로 했기 때문.

지붕의 철골구조가 인상적인 세이프코 필드는 특히 '장애인 지향적인 구장'으로 유명하다. 세이프코 필드는 1,010석의 장애인석과 함께, 505의 동행인석을 보장하고 있다.

좌측펜스 뒤로는 매리너스의 역사를 간직하고 있는 킹 돔이 보인다.

▶ 구장 분석

과거 킹 돔은 유명한 '타자들의 구장'이었다. 파울지역은 넓었지만, 좌·우중간이 100m에 불과하여 많은 홈런이 양산됐다. 그러나 90년대 들어 시애틀은 좌·우중간 펜스를 15m 가량 뒤로 밀었고, 그때부터 킹 돔은 비교적 '중립적인' 구장이 됐다.

이에 비해 세이프코 필드는 아직 확실한 판정을 받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간판타자 켄 그리피 주니어(현 신시내티)는 킹 돔을 사용했던 전반기까지 29개의 홈런을 기록했지만, 세이프코 필드로 옮긴 후반기에는 19홈런에 그쳤다. 심지어 별다른 영향을 받지 않았던 알렉스 로드리게스(현 텍사스)조차 펜스거리의 단축을 요구했던 것을 보면, 확실히 타자들은 세이프코 필드에서 홈런을 뽑아내는데 어려움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통계상으로는 다르다. STATS에서 출간한 'The Scouting Notebook 2000'에 따르면 오히려 홈런은 킹 돔 시절보다 근소하게 증가했으며, 세이프코 필드에서 타자들이 불리한 점은 홈런이 아닌 타율이라고 했다.

허허벌판의 외야를 보유하고 있는 세이프코 필드는 넓은 범위의 중견수를 필요로 한다. 시애틀이 신시내티에 그리피를 내줄 때, 발군의 범위를 보이는 마이크 캐머룬을 요구했던 이유도 이 때문이었다. 또 다른 중견수 후보 스즈키 이치로 역시 넓은 범위를 자랑하고 있다.

세이프코 필드는 훌륭한 잔디를 가지고 있지만, 내야수들은 종종 어의없는 실책을 범하기도 한다. 그것은 홈플레이트 뒤쪽의 관중석이 너무 낮아 흰 옷을 입은 관중들과 공이 곂치게 되면 에러를 범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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