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틴틴 경제학] 기술개발과 특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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틴틴 친구들이 휴대폰을 살 때 내는 돈 중 약 20분의1은 미국의 퀄컴이라는 회사의 몫이에요. 10만원짜리 휴대폰이면 5천2백50원을 줍니다.

지난 4년 동안 우리나라 사람들이 휴대폰을 사면서 퀄컴에 준 돈은 무려 5천억원(4억5천만달러)정도나 되요.

왜 그러는지 아세요. 휴대폰에 들어가는 아주 중요한 기술을 퀄컴이 개발해 특허를 내놨고, 우리나라 휴대폰 업체들은 이 특허 사용료를 내고 있는 것입니다.

퀄컴은 기술 하나 잘 개발해 특허를 받아놓으므로써 이렇게 '떼돈' 을 벌고 있어요.

특허는 새로운 기술을 개발한 사람에게 '그 기술은 당신 것입니다' 라는 증명서와 같은 것이랍니다.

각 나라의 특허청이라는 정부기관에서 신청 서류를 심사한 뒤 새로운 기술이라고 평가되면 특허를 내 줘요. 거기에는 기술 이름과 소유자, 특허 번호 등이 적혀 있어요.

한번 특허를 받아 놓으면 20년 동안은 다른 사람이 특허권자 허락없이 공짜로 쓸 수 없답니다.

그래서 개도국들은 선진국에 주는 특허료가 많아요. 쓸만한 기술이다 싶으면 선진국 기업들이 벌써 개발해 특허를 내놓았기 때문에 어쩔수 없이 사 오는 양이 많아지는 거랍니다.

1999년에 우리나라가 특허료로 외국에 준 돈은 26억8천5백만달러(약 3조원)인 반면 벌어들인 돈은 1억9천3백만달러(약 2천1백여억원) 밖에 되지 않아요. 발명가나 과학자들이 남보다 먼저 기술을 개발해 특허를 받으려고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한발만 늦으면 개발비를 건지기는 커녕 경쟁자에게 막대한 특허료를 되레 내야하는 판국이 되니까 그럴수 밖에요.

그러면 개발한 신기술에 대해 특허를 신청하지 않으면 어떻게 될까요.

A라는 기업이 인공위성 기술을 개발했으나 특허를 신청하지 않은 채 만들어 팔고 있다고 가정해봐요. 그런데 B라는 기업이 그 기술을 그대로 베껴 특허를 받아버렸다면 그 기술의 임자는 B기업이 돼버린답니다.

더욱 기가 막히는 것은 A기업이 계속 인공위성을 만들어 팔려면 B기업에게 특허 사용료를 내야하는 상황이 벌어져요. 기술은 특허를 먼저 받은 사람이 임자거든요.

틴틴 친구들. 특허가 자신이 개발한 기술을 보호하고, 큰 돈도 벌 기회를 주는 것인지 이제 알았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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