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지하철 6호선 '개통 프리미엄' 실종

중앙일보

입력

서울 지하철 6호선이 지난 15일 개통되면서 주변 부동산에 투자자들의 관심이 크다.

그러나 하반기 들어 경기가 더욱 침체하면서 거래가 잘 이뤄지지 않아 '개통 프리미엄' 덕을 제대로 못보는 실정이다.

지하철이 운행되면 보통 부동산값이 뛰지만 경기가 가라앉아 웃돈은 고사하고 도리어 최근 한 달새 아파트값이 5백만~1천만원 정도 빠졌다.

하지만 6호선 주변은 여느 지역에 비해 아파트값이 저평가된 곳이 많고, 특히 역세권 주변은 경기만 회복되면 부동산값이 오를 가능성이 커 지금이 투자 적기라고 말하는 전문가들도 있다.

이번 개통 구간은 응암~상월곡(30.9㎞) 32개역 중 공사가 끝나지 않은 이태원.한강진.버티고개.약수 등 4개역을 뺀 28개역. 지난 8월 운행을 시작한 월곡~봉화산 구간(4㎞) 6개역과 연결된다.

◇ 아파트 분양권.미분양 관심 가질 만〓기존 아파트는 이미 지하철 개통에 따른 기대치가 많이 반영돼 추가상승은 기대하기 어려운 형편. 내집마련정보사 김영진 사장은 "물량이 풍부한 아파트 분양권이나 개통 프리미엄이 반영되지 않은 미분양 아파트에 관심을 가질 만하다" 고 말했다.

분양권은 월드컵 특수가 기대되는 수색역 부근과 지하철 개통으로 교통여건이 한결 좋아진 월곡.상월곡역 부근 아파트가 관심대상이다.

추석 이후 거래가 뚝 끊기며 분양권 값도 약세로 돌아섰지만 일부 인기 아파트는 여전히 분양가보다 5백만~1천만원 가량의 웃돈을 줘야 구할 수 있다.

지난 10월 서울 9차 동시분양에서 순위 내 마감됐던 월곡역 인근의 두산 힐스빌 33평형은 남향.로열층의 경우 분양가보다 6백여만원 정도 비싼 1억9천5백만원 선이다.

석계역에서 5분 거리인 한진.한화그랑빌 33평형은 분양가 대비 평균 1천5백만원 정도 오른 1억7천2백50만원 선이다.

월계동 부동산플러스 유창하 사장은 "최근 한달 새 5백만원 정도 값이 떨어졌지만 봄철 이사철이 되면 오를 가능성이 있다" 고 말했다.

삼성타운이 형성된 공덕역 일대 삼성아파트들은 지난달보다 평균 5백만원 정도 하락했지만 여전히 웃돈이 높은 상태. 염리동 삼성 32평형 분양권은 한달 전보다 5백만원 정도 빠졌지만 2억3천5백만원으로 분양가(1층 기준 1억7천만원)보다 3천만~5천만원 가량 비싸다.

분양권 매물은 서울 동시분양 때 순위 내 마감된 것. 일부 중대형 평형과 비 로열층의 미 계약분은 아직 남아 있어 최초 분양가로 구입할 수 있다.

◇ 상가는 환승역이 투자 유망〓그동안 지하철 공사 때문에 일부 지역 상권이 많이 죽었지만 개통과 함께 서서히 회복될 조짐이다.

상가는 환승역 부근에 투자하는 것이 좋다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 개발 가능성이 크고 유동인구가 많기 때문이다.

6호선 가운데 2개 이상의 노선이 지나는 환승역은 연신내.불광.합정.공덕 등 모두 10곳.

국철과 연결되는 석계역은 주변에 광운대.서울여대 등 대학이 밀집해 있어 학생 대상 업종이 좋다.

3호선과 연결되는 연신내.불광 역세권은 10~20대 유동인구가 많아 커피숍이나 의류매장 등이 유망하다. 입지가 빼어난 곳은 3천만~4천만원 정도의 권리금을 줘야 한다.

합정역은 망원동 방면으로 단란주점.횟점.노래방 등 유흥업종이 좋다.

공덕역 주변은 업무시설 밀집지역인데다 재개발이 한창이어서 상주인구가 늘고 있다. 패스트푸드.음식점 등이 유망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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