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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ver Story] 석유·가스·석탄…우리 땅엔 없지만 우리가 캘 순 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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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1면

지난 4일 서울 남대문로에 위치한 대우 인터내셔널은 환호성을 질렀다. 이 회사가 투자지분 60%를 갖고 주도적으로 탐사 중인 미얀마 A-1광구 가스전에서 두께 140m의 가스층이 존재한다는 사실이 재확인됐기 때문이다.

미얀마 가스가 생산될 경우 대우는 20년간 매년 1000억~1500억원 대의 배당 수익을 올릴 전망이다. 이에 힘입어 대우인터내셔널의 주가는 올 들어 50% 이상 올랐다.국내 업체들이 해외 자원 개발에 발벗고 나서고 있다. 돈도 벌고 원자재를 안정적으로 확보하자는 이중 포석이다. 실제 ㈜SK는 유전 개발로만 지난해 2757억원을 벌어들이는 등 해외 자원 개발의 성공사례도 적지 않다.

◆ 해외 자원 개발에 승부=종합상사들이 해외 자원 개발에 가장 적극적이다. 수익기반이 허약해 해외 자원 개발에 승부수를 던졌다. LG상사는 21일 LNG 5000만t 규모의 필리핀 말람파야 가스전 생산에 참여한다고 발표했다. 한국가스공사 등과 함께 참여하는 이 사업으로 LG상사는 2022년까지 연평균 800만 달러의 수익을 기대하고 있다.

또 이르쿠츠크 PNG 사업 등 동시베리아 천연가스 개발에도 참여하는 등 해외 자원 개발을 회사의 주력사업으로 키울 예정이다. 현대종합상사는 ▶오만의 액화천연가스(LNG)사업 ▶예멘 마리브 유전사업▶카타르 라스라판 LNG 사업을 통해 지난해 245억원의 배당 수익을 올렸다. 여기에 예멘 LNG 프로젝트(지분율 6%)는 미국과 수출 계약을 해 회사의 새 수익원이 됐다. 삼성물산은 최근 중국 서부 마황산 유전 등 중국 내륙의 유전.가스전 개발에 나서고 있다. 원유 값이 최근 치솟으면서 정유업체도 해외자원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GS칼텍스(옛 LG정유)는 캄보디아 등의 유전개발에 투자비를 아끼지 않고 있다. GS그룹의 지주회사인 GS홀딩스는 이달 초 인도네시아 유전 개발 사업 투자를 발표했다. SK와 한국석유공사는 베트남 15-1광구를 성공적으로 개발했고 리비아 엘리펀트 유전에선 올 상반기 중 기름을 생산할 예정이다.

◆ 불붙은 원자재 확보 전쟁=지난해 우리나라는 유연탄 부족 사태를 간신히 넘겼다. LG상사가 미리 투자해 놓은 호주의 엔샴 탄광과 러시아의 에렐 탄광에서 나온 유연탄을 국내로 들여온 것이 큰 도움이 됐다. LG상사는 지난해 국내 전체 유연탄 수요량(4000만t)의 10%를 국내 업체에 공급했다. 유연탄을 많이 쓰는 포스코는 지난해 12월 캐나다의 엘크뷰 석탄광산의 지분 2.5%를 매입한 것을 비롯해 지난해 하반기에만 호주의 폭스리 탄광.카보로다운스 탄광.글래니스크릭 탄광 등에 잇따라 투자했다.

한국석유공사 양승목 팀장은 "중국의 고도성장으로 원자재난이 장기화되고 있어 세계 기업들이 자원 개발에 너도나도 뛰어들고 있다"고 말했다.

윤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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