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시 당선 소식에도 나스닥은 폭락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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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43대 대통령으로 조시 W 부시 후보의 당선이 확실시 되고 있는 가운데 13일(현지시간) 뉴욕증시의 우량주들은 미약하나마 이틀째 상승세를 보인 반면 기술주는 각종 수익경고공시로 3.7% 이상 폭락했다.

우량주의 경우도 장 막바지에는 기세가 많이 꺾여 26.17포인트(0.24%) 오르는데 그쳤다.

전체적인 시장 상황을 반영하는 스탠더드 앤 푸어스(S&P) 500 지수도 0.82% 내렸다.

이날 나스닥시장을 크게 위축시킨 것은 세계 최대의 PC 메이커인 컴팩의 수익부진 경고공시 및 반도체장비 메이커의 향후 매출에 대한 부정적인 전망으로 이들 업종주를 중심으로 기술주들은 가격이 큰 폭으로 밀렸다.

컴팩의 경우 12.61%나 주가가 폭락했으며 델 컴퓨터는 5.76%, 휴렛 패커드는 5.85%나 주가가 빠졌다.

선 마이크로시스템스는 여전히 이 회사가 회계상 문제가 있다는 소문에 시달리면서 가격이 6.27%나 밀렸다.

우량주들은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가 곧 과도한 경기둔화를 저지하기 위해 금리를 인하할 가능성이 있다는 추측이 금융주 주가를 부추기면서 상승세를 탔다.

제약, 담배주 등 소위 '부시 주'는 미 연방대법원의 심야판결이 있은 후 이날 주가가 올랐으나 주식시장 전반에 큰 활력을 주기에는 역부족이었다.

분석가들은 시장이 전반적으로 위축된 것은 부시 후보의 승리가 이미 예견됐었고 이제 문제는 수익전망이라는 점이 부각됐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이날 증시 개장에 앞서 상무부가 발표한 소매판매 발표는 FRB의 금리인하 결정가능성을 시사했는데 상무부는 지난달 신차 판매의 저조에 영향을 받아 소매판매실적이 부진했다고 밝혔다.

J.P. 모건, 아메리칸 익스프레스 등 금리에 민감한 금융주들은 큰 폭으로 올랐다.

오전장에는 또 가정용 가전제품 메이커인 훨풀이 수익부진경고공시를 한 후 가격이 폭락했다.

마이크로소프트의 경우 프루덴셜증권이 투자등급을 하향조정했음에도 불구하고 부시 후보의 당선으로 반독점소송에서 유리하게 될 것이라는 투자자들의 기대가 일면서 가격이 올랐다가 후반에는 다시 1.93%나 밀렸다.

이날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 0.24% 오른 10,794.44에 장을 막았으며 나스닥종합지수는 3.72% 떨어진 2,822.77에, S&P 500 지수는 0.82% 내린 1,359.98에 각각 거래가 종료됐다. (뉴욕=연합뉴스) 강일중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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